나는,
이토록 간절하게
누군가의 시선을 갈구해본 적이 있나.
생각해보면 대답은 “없다.”
아이는 요즘 내 시선이 다른 곳에 머무는 것이 싫어 잠시 바닥을 닦는 동안에도 무릎으로 기어 올라온다.
이름을 불러주면 너무나 해맑게 웃고,
그 목적 없는 웃음은
이미 넘쳐버린 내 사랑을 더욱 끓어오르게 만든다.
청소기를 돌리면 청소기를 따라오고
이유식을 만들기 위해 부엌으로 가면
어느새 기어와 바닥에 씻어 내려둔
냄비 손잡이를 잡고 놀고 있다.
아이의 눈 속에 온종일 내가 산다.
올려다보는 시선
내려다보는 시선 속에
무언가가 슥 오고 슥 가는데
그것은 아마도 사랑이겠지.
아이는 하루하루 더 아름답게 피어나고
그 생기 있는 얼굴로 지친 나를 깨운다.
힘들다고 생각했다.
혼자 있고 싶을 때도 많았다.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이 그리웠다.
가끔은 울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가 내 앞에서 까르르 웃는 모습
그 얼굴 하나만으로 완벽하게 무장해제.
쏟아지는 연둣빛 시선에 맥없이 녹아버린다.
아이의 시선을 갈구하는 건 이제, 바로 나.
엄마 눈을 봐줘,
엄마에게로 와줘.
엄마랑 마주 보고 웃어줘,
엄마를 사랑해줘.
품 안에서 곤히 잠든 아이를 조심스레 내려두고
오랫동안 눈으로 하는 인사.
“고마워, 날 엄마로 만들어줘서.”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