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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세요?

by 도심산책자

봄을 좋아하는 사람은 봄을 기다리고,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름을 기다립니다.

가을을 사랑하는 사람은 가을을,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겨울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겠지요.


‘봄은 봄이라서 좋고, 여름은 여름이라서 좋으며,

가을은 가을다워 좋고, 겨울은 겨울이라서 좋은 좋아.’

이처럼 모든 계절을 있는 그대로 음미하고 즐길 수는 없을까요?


하지만 유독 겨울은 많은 이들에게 기피의 계절인 듯합니다.

살을 에는 듯한 혹독한 추위, 교통을 마비시키는 눈, 전염병처럼 번지는 독감과 감기, 움츠러드는 몸과 마음…


얼마 전부터 봄에 관한 시 조회수가 부쩍 늘어나는 것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겨울 한복판에서 많은 사람들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요.


봄은 결국 옵니다.

느리더라도, 조금 늦더라도, 자연은 제때를 맞춰서 옵니다.

지금 이 기다림이 언젠가 다가올 따스한 봄날의 기쁨을 더 크게 만들어줄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해 봅니다.

겨울이기에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요.


몇 해 전, 호주에 사는 친구와 연락을 나눴던 일이 떠오릅니다.

한국이 겨울이면 호주는 그 반대로 한여름이니,

같은 시간에 맞이하는 다른 계절을 이야기하며 신기해했죠.


“여긴 너무 더워. 한국의 겨울이 그립다.”

“겨울에 호호 불면서 먹는 따뜻하고 달콤한 핫초코 맛이 너무 그립다.”


지금 이 겨울이 지나면 아쉬워할 것은 무엇일까요?

겨울이기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며,

이 계절이 가진 특별함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이제 곧 봄이 우리 곁에 찾아오겠지만,

지금 이 겨울이 우리에게 주는 것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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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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