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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

스승에 대하여

by 햇살나무 여운


10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어느덧 올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어요.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참 열심히 살아온 한 해였습니다.

시간이 정말 무섭도록 빠르게 흘러 가지요? 벌써 내년에 쓸 다이어리를 준비하면서 다음 공부로 나아갈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어릴 적 좋아했던 만화책 <권법소년>에서 이런 말이 나온답니다.


"필요한 단계에 도달했을 때 스승이 눈앞에 나타난다."

스승의 모습은 때로는 책으로, 사람으로, 일로, 사건이나 사고로, 환경으로 내 앞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나 자신이 그쪽으로 마음의 문이 열렸기 때문에 '찾아온다'는 것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첫 번째 스승은 바로 자기 자신이 아닐까 싶어요. 똑같이 어떤 경험을 하더라도 그것을 고심하고 깨닫고 성장하는 공부의 밑거름이자 동력으로 삼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달린 일이니까요. 나이를 떠나서 사람은 딱 자기 그릇만큼 밖에는 담을 수 없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제가 가진 그릇을 뛰어넘기 위해 또 한 번 용기를 내어보려고 합니다. 깨우치는 것도 깨닫는 것도 먼저 자신의 틀을 '깨는 것'에서부터 시작이니까요. 처음엔 조금 두렵고 낯설더라도 거기에 나를 데려다 놓으면 공부는 결국 되게 되더라고요. 제 자신이 마음을 품고 그쪽을 향해 걷는 한 공부는 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모든 것이 결국 내가 되기 위한 필연이었다는 게 지나오고 나서야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이제는 알잖아요. 믿잖아요. 우리는 어떻게든 해낸다는 걸.


자신의 의지로 문도 내었고, 길도 닦았고, 나무도 심었어요. 그러나 삶에서 언제나 뜻대로 허락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시간이었어요.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오늘 주어진 하루뿐이지요. 그러니 저는 이 하루를 충실하게 짓고 닦고 일궈보려고 합니다.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요. 지금 내 앞에 있는 단 하루, 단 한 가지 그것만 생각하겠습니다.


때가 되어 당신에게 찾아온 스승을 알아보셨나요? 우연을 인연으로 만드는 것은 자신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분명한 건,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결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에요.




2023년 11월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합니다.


"마크툽 (Maktub)!"


그렇게 되도록 이미 기록되어 있습니다.

누가 써 놓았을까요? 제가요! 바로 우리 자신이요.



하나 빼고 다 했다! '장애영유아'는 내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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