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달리기, 마라톤 초보를 검색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자 독학을 한다. 매주 주말마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아쉬운 점도 많고 과연 혼자 이게 맞는 건지 궁금해하면서 한주동안은 틈틈이 유튜브로 여러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듣곤 했다.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은 말은 “옆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는 정도를 유지하면서 띄어라”라는 말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1분도 안돼서 숨도 헉헉거리고 안경을 쓰니 앞도 잘 안 보이고 다리는 풀려서 자세도 엉망이 돼버렸다. 그런 나의 모습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엄청 연기를 했던 것 같다.
그렇게 고된 시간들이 지나가면서 점점 나의 뜀의 거리는 늘어가기 시작했다. 속도는 생각도 못했다. 어떻게 오래 뛸 수 있느냐가 먼저였다. 그래서 그렇게 너무 숨차지 않게 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의 폐의 용량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지하철역 편도가 1.5km로 처음 500m만 뛰어도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조금씩 나의 페이스를 찾기 위해서 천천히 숨을 고르며 뛰었다. 그렇게 달리고 달리다 보니 편도를 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쉬었다 다시 돌아오는 것을 반복했다.
다행히 주변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 내 계획대로 내 페이스대로 연습할 수 있었다.
몇 주가 지나면서 욕심을 내서 뛰어 왕복 3km를 완주하게 되었다. 정말 믿기 힘든 시간이었다. 누군가 말했듯이 꾸준히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달리고 있다고 했던 기억이 현실이 되고 있었다.
그렇게 왕복하고 쉬기를 몇 주가 지나서 이제는 2번 왕복으로 6km를 달리게 되었다.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은 생각들이 가득찮다. 한 바퀴만 돌까? 반만 더 돌까? 정말도 달리기는 나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 누구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시간들 속에서 오직 힘들어하는 나와 끝까지 달리고자 하는 나와의 싸움이었다. 그렇게 나는 나와의 싸움에서 항상 승리하였다. 포기하지 않고 핑계도 데지 않고 끝까지 쉬지 않고 뛰었다.
그렇게 몆 주의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나는 왕복 6km를 달리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러면서 무언가 지루함을 느끼게 되었다. 같은 곳을 계속 달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지루함을 느끼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말이 지나서 인터넷 네이버 지도로 좀 더 먼 거리를 찾아보았다. 지하철 두 정거장이 약 3km였다. 왕복이면 6km였다. 그러나 비포장 도로 길을 달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새롭게 도전하기로 했다.
다음 주 주말이 되어 새로운 길을 찾아 달리기 시작했다. 왠지 모를 뿌듯함과 새로운 길을 찾아 달리는 상쾌함이 있었다. 도로 상황은 먼지와 물웅덩이로 불편했지만 새로운 긴 거리를 달린다는 자부심으로 그렇게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