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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CON Dec 25. 2016

보도블록 16 "70만"에 3을 더했다

9차 촛불집회에 일찍 나가 헌법재판소를 노크했다.


얼마 전 생일을 맞이한 아내.



우리는 전철에 올랐다.



아들에게 민주주의를 경험하게 하려는 아내, 나는 출사, 계속되는 렌즈 테스트.



안국역 도착.



헌법재판소 이정표 발견.



공권력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헌법소원으로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퍽이나!

헌법재판소로 가는 2번 출구를 틀어막은 경찰.

시민의 통행권을 부정한 기본권 침해잖아?



현선이네 간판을 놓쳐 돌아왔다. 비어하우스는 크게 보였는데.



기찻칸처럼 안으로 길쭉한 형태의 식당.



일단 먹자.



아들, 먹방 한 방 찍자.

늦은 학원 뒤, 친구들과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을 먹는 게 로망인 아들.



꽃개가, 여기까지 쫓아왔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인테리어.



예상대로 차벽에 포위된



헌법재판소.



이렇게나 간단한 증명.



자기네 안위를 위해서라면 헌법을 어기도록 조치하는 헌법재판소.



아내는 서명을 하고 싶어 했다.

헌법재판소 앞에서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는다는 뉴스를 보고.

나는 "국민이 헌법"이라고 펄럭이는 깃발의 정체가 궁금했다.



헌법재판소 앞 횡단보도를 지키는 경찰이 건너지 못하게 막았다.

(이것은 건너온 뒤에 찍은 사진이다)

나는 왜 막냐고 따졌다.

경찰은 왜 가냐고 물었다.

나는 저길 가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가봐야 길이 없다면서 굳이 가려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내 마음이지, 내 자유고, 내 통행권이고 내 기본권인데.
헌법재판소가 북한이라도 돼?


나는 뿌리치고 놈들이 임의로 그은 삼팔선을 건넜다.



나씽. 아무것도 없다. 퇴근한 분위기인데. 뭘 지키자고 틀어막고 있는 거임?



정문 오른쪽.



왼쪽. 개미처럼 깔린 거라곤 동원된 경찰 병력.



헌법재판소를 돌아가는 골목길까지.

경찰은 버스를 총동원해 헌법재판소를 무단 점거했다.

시민들로부터 헌법재판소를 격리 조치했다.



그러니 이런 말이 붙을 수밖에.

광화문 광장까지 산책.



절도 찍고.



묘도 찍고.



모자도 찍고.



한숨도 찍고.



방송도 찍고.



산타도 찍고.



사람도 찍고.



커플도 찍고.



봉춤도 찍고.



바람도 찍고.



깃발도 찍고.



엽서도 쓰고.



JTBC 헌정 사진도 찍고.



공기인형도 보고.



다른 헤어스타일도 보고.

올림머리 안 한 거 보면 깜짝 놀랄 듯.



반바지에 반팔 보고 놀라고.



요즘 핫한 TBS 교통방송도 찍고.



몸도 녹이고.



아들도 찍고.



나도 찍고.

(턱은 왜?)



폭스바겐 투아렉도 찍고.



장식도 찍고.



귀가. 다행히 임산부는 없었다. 휴, 좀 쉬자.



군화를 신은 아내도 다리가 아팠다고.



이용자가 뜸한 전철을 이용한



퍼포먼스.



끝이 아니다.



카페도기에 맡겼던 꽃개랑 재회.



그래, 가자, 집에.

개와 인간 중, 인간이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꽃개와 우리 중, 우리네 삶이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사상 최대 독감.





탄핵 정국에 묻힌





헬조선 최신 업데이트.





탄핵이 끝?





개헌하면 계란 나옴?

우리의 몸은 춥고 다리는 아파도 계속되는 위정자들의 쇼.

요즘 뉴스를 보면 승리의 기쁨이 빠르게 소진되는 느낌이다.

이보다 더 빠를 수 없는, LTE급 속도로.


촛불 4차 집회 낮은 여기.

촛불 5차 집회 밤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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