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주] 이 글은 <개벽> 창간호, 1920년 7월호(1920.6.15)에 게재된 논설이다. "개벽"이라는 말은 오랫동안 '천지개벽'으로 이해되어 왔다. <개벽> 창간 동인들이나 필진들은 이 '개벽'의 의미를 동학(천도교)에서 말하는 '다시개벽' '후천개벽' '인심개벽' '정신개벽' '인문개벽' '문명개벽'의 의미로 당시의 인민(민중)들에게 보급하기에 앞서서, '천지개벽'으로서 '개벽'에 대한 동서고금의 여러 학설을 소개하였다. 박용회는 아래 필자 설명에서 보이듯이, 천도교청년회 회원이면서 <개벽> 창간 동인으로도 참여하였다. 주로 과학부문의 글과 강연을 한 것으로 보아,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자연과학 분야를 전공한 것으로 보인다. 100년 전의 청년들의 '천문학'에 대한 이해, 그리고 동서고금에서 우주의 기원(시원)에 대한 이해 정도를 알아 볼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된다.
사람에게 경건하고 숭고한 마음을 불러일으키고, 사사로운 길에 매달리는 마음을 끊어 버리게 하여, 무극하고 무한한 신상(神想)의 품에 안기게 되는 것은 천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일종의 종교적 위안이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고요한 밤 사람의 기척이 없는 때에 몸을 묘고대(妙高臺)에 눕히고 조용히 하늘을 우러러 보라. 무수한 별들이 찬찬히 창공을 달려가며 나에게 말도 없고 글도 없는 신비를 준다.
우리는 항상 이 우주라는 큰 주제에 생각이 가 닿을 때마다 스스로 일종의 신묘(神妙)한 느낌을 금할 수 없다. 저 태양이 계절을 어기지 아니하고, 달과 지구가 항상 그 가는 길에서 벗어나지 아니하며, 별과 별이 규모 있게 창공을 오고간다. 위대하다! 이 무극하고 무궁한 우주 사이에는 우리 태양과 같은 무수의 천체가 각기 계통을 이루고 질서 있게 돌고 있음에 우리는 아무리 하여도 이에 무한한 숭대(崇大)의 느낌을 금할 수가 없다.
우리 태양계를 도는 유성만 해도 수·금·화·목·토·천왕·해왕 등 행성과 우리의 사는 지구가 있다. 또 이들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이 있고, 혜성이 있으며 무한한 공간[空際]을 나르는 유성이 있으며, 따라서 기타 무수히 많은 항성, 성운[星霧] 등을 계산하면 거의 제한이 없다. 이와 같은 무수한 별들[星宿]이 이 공간 사이에 자리를 잡고 각각 질서를 유지하여 공전 자전함을 생각할 때 우리는 자못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한편으로 의심을 거듭하지[驚目駭心 大疑大訝]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고대 우리 선조가 소박한 사상으로 이 대우주를 어떻게 관찰하였는가를 탐지하는 것은 자못 흥미 있는 일이며 또 유익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원래 태고의 소박한<75> 민중은 경험 또는 추리 등의 방법으로 논리에 의하여 우주의 창조 개벽을 이해한 것이 아니요, 다만 이 우주의 무한하고 무극한 위령(威靈)에 감응하여 이를 믿음에 불과하였나니, 그러므로 태고 인민의 천지 개벽설은 일종의 신화였다.
지금에 여러 외국의 민족이 어떻게 우주 창조의 설을 생각하였는가 그 흔적을 추적하면
<이스라엘 신화>
우주와 세계는 신 여호와가 창조한 것이라 하였다. 그 성전(聖典) 창세기에 기록한 바에 의하면 “원시(元始) 신은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그때 땅은 정해진 모양이 없는 텅빈[曠空] 흑암연못[黑暗淵]이었다. 신은 영수(靈水)로 얼굴을 가리고[覆] 빛과 어둠이 나누어지게 하니라. 그리하여 신은 빛을 낮이라 이름하고 어둠을 밤이라 이름하니 이것이 창조의 첫날이었다. 신은 이르되 물 가운데 창궁(蒼穹)이 있어서 물과 물을 나눌지라. 이에 신은 창궁을 만들어 창궁 아래의 물과 창궁 위의 물을 나뉘게 하니 즉 오늘날의 현상과 같았다. 신은 이에 창궁을 하늘이라 이름하시니 이것이 창조의 제2일이었다. 이와 같이 천지를 창조하고, 물 가운데에서 마른 흙이 나타나게 하여 땅을 만들었으며 물을 모아서 바다를 창조하고 지상에 초목을 창조하니 이것이 제3일이며, 제4일에는 땅을 비추는 일월을 창조하고, 5일에는 조류와 어류가 살게 하고 6일에는 곤충, 가축 등의 금수류를 창조하고, 최후에 남녀 2인을 창조하였다.”고 하였다.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신화>
“태초에 세계는 얼어붙은 세계와 뜨거운 세계의 두 세계로 나뉘어 있었는데, 불가사의한 한 영(靈)이 있어서 마풍(魔風)을 일으켜 얼어붙은 세계로부터 눈(雪) 조각을 날려 거대한 마(魔)를 만드니 이를 ‘이밀’이라 이름하였다. 이때에는 하늘과 땅, 낮과 밤이라 부르는 것이 없었는데 얼어붙은 세계의 눈이 섞여서 한 거대한 소가 되면서 이에서 흘러나오는 우유 강물로 ‘이밀’을 길러냈다. 그런데 바위 속에서 거인 ‘불루’라 부르는 신이 나타나서 마 ‘이밀’을 죽여서 이를 공중에 던지니 ‘이밀’의 살은 평야가 되고 뼈는 산악이 되고 터럭은 삼림, 치아는 암석, 혈액은 대해, 두뇌는 공중이 되었다. 북극에 또 요조(妖鳥)가 있어서 풍파를 일으키니 신인이 남쪽의 뜨거운 세계로부터 불조각을 던져서 세계의 불을 창조하니 일월이 즉 이것이라.”라고 하였다.
<인도 신화>
“범천(梵天)이라 부르는 한 신의 신체가 우주와 지구를 생겨나게 하였다.” 하니라. 즉 “범천의 머리는 하늘, 다리는 땅, 심장은 달, 눈은 해가 되었으며, 그리하여 그 입으로부터 인타라(因陀羅) 아기니(阿耆尼)라는 두 신이 생겨나서 그 호흡으로 공기가 생겨나고 마지막으로<76> 입으로부터 바라문(승려), 어깨로부터 찰제리(刹帝利, 군인), 배로부터 견사(畎舍, 상인). 다리로부터 수니(首陀, 노례)의 4족속이 생겨났다.”고 하니라.
<중국 신화>
“우주 태초는 혼돈한 달걀[鷄子]과 같았는데 맑은 것은 올라가서 하늘이 되고 탁한 것은 하강하여 땅이 되니라. 가운데서 반고씨(盤古氏)가 생겨나니 반고씨가 죽어서 그 기(氣)는 풍운, 그 소리는 번개, 왼쪽 눈은 해, 오른쪽 눈은 월, 사지오체(四肢五體)는 4극5악(四極五嶽), 피는 강, 근육은 땅, 살은 땅, 머리카락은 별, 피부의 터럭은 초목, 정수(精髓)는 구슬과 옥, 땀은 비와 연못 등이 되었다.”고 하였고, “그 후 공공씨(共工氏)가 여와씨(女媧氏)와 싸우다가 패함에 머리를 불주산(不周山)에 부딪쳐서 하늘기둥[天柱]을 부러뜨리고 땅이 매달린 밧줄[地維]을 잘라 버리니 우주가 무너지므로, 여와씨는 오색의 돌로써 하늘을 보좌하고 자라의 다리로써 땅을 수리하였다.”고 말하니라.
이상과 같이 소박한 태고의 인민은 우주의 창조가 자연현상 또는 힘의 발현이라 보지 않고 신성한 신 또는 신인이 한 일이라 하여 이를 높이 떠받들었더라. 그러나 인문이 발달함에 따라 이러한 전설적인 이야기를 믿지 아니하고, 추론의 연구로써 우주의 신비를 밝히고자 하였나니 이것이 즉 희랍(그리스) 철학자의 우주 원시설(原始說)이라.
그리스 학자가 우주의 창조를 어떻게 연구하였는지 일별컨대
‘탈레스’는 그리스 철학의 원조로서, 기원전 600경의 사람인데, 그는 천지만물의 근원을 물이라 하였고, ‘아나크식만텔스’는 우주의 본원을 ‘아빠이론’이라 부르는 무제한의 것이라 하였나니, 즉 만물의 본원은 고체[固性]의 무제한한 ‘아빠이론’으로부터 생겨난 것인데 ‘아빠이론’은 차갑고 따뜻하고 건조하고 습한[寒暖乾濕] 성질이 있으니 그 습하고 차가운 것이 따뜻한 불에 포함되었다가 그 불이 뒤에 분열하여 천체의 여러 별이 되었으며 또 그 습하고 차가운 것이 불에 증발하여 여기에서 바다와 육지의 구별이 생겼으며 또 우리 인류도 그 처음에는 어류[魚介]와 같이 물속에 있다가 점차 육상으로 올라와서 오늘날의 형체를 이루었다 하였고, 기타 ‘아나키시메네쓰’의 공기설, ‘헤라크라일쓰’의 불의 설, ‘여레야’ 학파의 애증설(愛憎說), ‘빠자코라쓰’ 학파의 수리설(數理說) 등이 있어서 각각 우주의 본원이 무엇인가를 해명코자 하였으나 ‘데모크리투스’가 나타남에 이르러 이러한 여러 설을 종합하여 그리스 철학자의 우주론의 한 신기원을 그었더라.
‘데모크리투스’의 설에 따르면 우주의 처음은 분할할 수 <77> 없는 원자가 있었다. 그런데 서로 유사한 원자가 모여서 크고 무거운 것은 중앙으로부터, 작고 가벼운 것은 주위로부터 이에 일단을 이루니 이를 세계라고 이름하였다. 그리하여, 공간은 무한한데 그 중에 있는 원자도 또한 무한한즉 이에 따라 무한의 고체 무수의 세계를 만들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동양 철학자에 이르러는 땅이 우주의 본원이라 한 지론사(地論師), 물을 우주의 본원이라고 본 수론사(水論師), 불이 본원이라고 본 화론사(火論師), 바람을 본원이라고 본 풍론사(風論師)가 있어서 그 논이 각각 불일치하였다.
그런데 현대의 우주개벽론은 전혀 과학적 추리 방법으로 시작하여 전적으로 참신한 학설을 창조하기에 이르렀다.
‘하씨엘’은 이르기를 우주 천체의 사이에는 무수의 천체, 즉 별들이 바뀌고 빛을 발하는[轉變暎發] 상태는 흡사 삼림의 상태와 서로 비슷하다 하였다. 그는 생각하기를 우리가 삼림 속에 들어가 사방을 돌아보면 흙 위에는 식물 종자가 처음으로 발아하는 것도 있으며, 또는 발아하여 아직 생육치 못한 것도 있으며, 또는 높이[亭亭] 하늘에 닿을 듯한 큰 나무도 있으며 또 혹은 이미 말라서 목재로 그 모양을 남긴 것도 있어서, 천태만상 영고성쇠, 거의 인간의 조락 번영과 다르지 않은 것, 이것이 천체의 상태이니 이 아득한 천체 중에는 바야흐로 왕성한 성장 중에 있는 것, 이미 쇠퇴한 것, 막 생겨나고자 하는 것, 새롭게 생겨난 것 등, 그 흐름이 조금도 삼림의 상태와 다르지 않다 하였다.
그러나 우주 사이에는 여러 개의 유성 계통이 존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유성 계통은 과연 우연의 집합이냐 아니냐. 이제 유성 계통의 관계를 보건대 질서 정연히 조금도 어지러움이 없다 함은 자못 놀라울 뿐인데 이와 같은 계통이 우연 혹은 즉시에 작성된 것으로는 도저 생각할 수 없고 반드시 영구한 세월의 사이에 점차 발달 진보한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업다.
헤겔 씨의 우주론은 최신 진보한 학설로서 아래와 같은 우주관을 발표하였는데, 그 학설에 이르기를
(1) 우주는 영구, 무한, 서로 만남이 없는 것이라.
(2) 우주 본체는 물질과 힘의 이중성[二屬性]이 있어서 무한의 공간에 가득하며 영구의 운동을 하나니라.
(3) 이 영구운동은 연속하고 끊임없는 진화로, 생으로부터 사, 발달로부터 퇴화라 하는 정기적의 변화를 하면서 무한의 시간에 존재하나니라.
(4) 공간에 가득한 ‘에테르’ 중의 무수한 물체는 모두 동일한<78> 본체율에 복종하나니 즉 공간의 일부분에 있서 순환하는 한 물체가 조용히 파양(破壤) 분리에 가까워 가면서 있음과 함께, 다른 것의 일부에 있는 물체는 서서히 진화의 신생명을 향하면서 있다.
(5) 아 유성계의 태양도 또한 위와 같이 마지막에 파양할 만한 물체의 하나인데 우리 지구도 또한 이와 같이 무수 존재한 태양을 회전하는 역사적 한 별에 불과하니라.
이상의 이론으로써 우주의 무한 영구함은 간략히 알아보았으나 아직 항성과 유성 계통의 여하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를 설명하였다 말할 수 없는바 이에 ‘라뿌라쓰’의 성운설[星霧說]은 넉넉히 그의 보충을 제공할 만하도다. 더구나 씨는 수학과 이학(理學)의 보조로 말미암아 그 이론을 세웠기 때문이 그 이론은 거의 정확한 것이라 믿지 않을 수 없다. 그 학설에 따르면
(1) 우리 태양계는 그 처음에 태양이든지 기타 혹성이든지 모두 성무(星霧)의 상태로 존재하니라.
(2) 이 성무는 현재 태양보다도 높은 온도의 와사운(瓦斯雲)과 같은 것이었더라.
(3) 이 와사운은 자기의 중력 작용에 말미암어 자전하는 사이에 원구의 형상이 되었으며 그리하여 그 성무가 자전하게 된 이유는 성운 각 부분의 운동이 평균치 못한 까닭에 점점 수축함에 따라 깔때기[漏斗]의 물이 회오리 모양을 이룸과 같이 구형이 되었고 자전의 속도는 용적의 수축과 함께 증대하니라.
(4) 구형 성운이 자전함에 따라 그 양극은 편평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 운동의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오늘날 토성의 고리에 있는 것과 같은 성운의 적도에 있는 원심력 중심력의 서로 같음에 말미암아 처음으로 성운 고리가 생겨 나니라.
(5) 성운 적도의 고리 구형 모양의 성운과 운동을 함께하는 중에 중도에서 파양(破壤)한 각 부분은 다소 구상 성무와 그 속력을 다르게 하기 때문에 따로이 모여서 마침내 또 한 개의 구상 성운을 만들어 내니라.
(6) 구상 성운의 적도 고리로 분리된 구(球)는 그 운동의 속도가 끝에서 또 안쪽은 바깥쪽보다 적게 됨으로써 이에서 또 자전이 생겨나면서 공전이 되느니라.
(7) 분리된 유성은 또 동일한 순서로써 위성을 나타냈다 하니라.
이상은 즉 유명한 ‘라뿌라쓰’의 성운설[星霧說]인데 이는 요컨대 우주의 사이에는 공간에 매달린 항성, 성군(星群)과 기타 별자리도 위에서 서술함과 같이 성무로부터 온 것이라 충분히 이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과학은 대략 이상의 계통으로 우주 개벽을 보아 왔다.<79>
박용회(朴庸淮)-우암愚菴, 1892년 4월 13일 경성부 계동 131번지 출신으로 1912년 입교, 경성교구 전교사, 강도원, 종무원, 청년교리강연부 발기인(1919.9.2), 청년회간사(1921), 일본 동경으로 유학(1922.3.1) <교회월보/제139호>1922.3.15 ※妻-李美容, 子-朴玉子 <천민보록>
宇宙開闢說의 古今
朴庸淮
人으로 敬虔崇高의 念을 일게하고 私道齷齪의 念을 斷케 하야 無極無限한 神想의 품에 안기게 됨도 이 天文學이 吾人에게 주는 一種 宗敎的 慰安이라 할지라. 試하야 靜夜無人의 時ㅣ 身을 妙高臺에 더지고 從容히 天空을 仰觀하라. 無數의 星宿가 燦燦히 蒼空에 달려 나에게 無言不文의 神秘를 주는도다. 吾人은 恒常ㅣ 이 宇宙라 하는 大問題에 思考가 一着할 際마다 스스로 一種 神妙의 感을 禁치 못하겟다. 彼 太陽이 四時를 어기지 안이하고 月과 地球―恒常ㅣ 其度에 버서나지 안이하며 星과 星이 規模잇게 蒼空을 縱橫하는도다. 偉홈다 此 無極無窮의 宇宙의 사이에는 우리 太陽과 가튼 無數의 天體가 各其 系統을 이루고 秩序잇게 轉輪함에 吾人은 아모리 하야도 此에 無限崇大의 感을 禁키 不能하다. 우리 太陽系를 回轉하는 遊星뿐으로도 水·金·火·木·土 天王 海王 等 星과 밋 우리의 棲하는 地球가 잇스며 又 此等 星을 回轉하는 衛星이 잇스며 慧星이 잇스며 無限空際를 飛하는 流星이 잇스며 딸아서 其他 無數의 恒星 星霧 等을 算來하던 殆히 際限이 업도다. 如斯한 無數의 星宿가 此 空間의 中에 座를 占하고 各各 秩序를 維持하야 公轉 自轉함을 望할 때에 吾人은 자못 驚目駭心 大疑大訝치 안이함을 不得하리로다.
此에 對하야 古代 吾人의 祖先이 素朴한 思想으로 此 大宇宙를 如何히 觀察하엿는가 探知함은 頗히 興味잇는 일이며 且 有益한 일이라 할지로다. 元來ㅣ 太古 素朴의<75> 民衆은 經驗 又는 推理等의 方法으로 論理에 의하야 宇宙의 創造開闢을 知한 者ㅣ 안이오 다못 此 宇宙의 無限無極한 威靈에 感하야 此를 信함에 不外하엿나니 故로 太古人民의 天地開闢說은 一種의 神話이엇도다.
今에 諸外國의 民族이 如何히 宇宙 創造의 說을 생각하엿는가 其痕을 追求하면
1. 「이스라엘」 神話에는 일럿스되 宇宙와 世界는 神 여호와의 創造라 하엿다. 그 聖典 創世記에 記한 바에 依하면 「元始ㅣ 神은 天地를 創造하시니라. 그 時地는 定形이 업는 曠空한 黑暗淵이엇섯다. 神은 靈水로 面을 覆하고 光과 暗을 分케하니라. 그리하야 神은 光을 畫라 이름하고 暗을 夜라 이름하니 此가 創造의 初日이엇다. 神은 이르되 水의 中에 蒼穹이 有하야 水와 水를 分할지라. 於是에 神는 蒼穹을 作하야 蒼穹의 下의 水와 蒼穹의 上에 水를 判하니 卽 今日에 現象과 如하엿섯다. 神은 於是에 蒼穹을 天이라 名하시니 이것이 創造에 第二日이엇다. 斯와 如히 天地를 造하고 水中에 乾한 土를 나타나게 하야 地를 맨들엇스며 水를 集하야 海를 造하고 地上에 草木을 造하니 是가 第三日이며 第四日에는 地를 照하는 日月을 造하고 五日에는 鳥類와 魚類를 生케하고 六日에는 昆虫 家畜 等의 獸類를 造하고 最後에 男女 二人을 創造하엿다 하니라.
北歐 「스칸데나삐아」 神話 太初에 世界는 冰寒界 焦熱界 二界로 分하엿는대 「不可思議」의 一靈이 有하야 魔風을 起하야 冰寒界로부터 雪片을 飛하야 巨大의 魔를 作하니 此를 「이ㅣ밀」이라 名하엿다. 此時에는 天地晝夜라 稱하는 者ㅣ업섯는대 冰寒界의 雪이 融하야 一巨牛가 되면서 此에서 流出하는 乳河로 「이ㅣ밀」을 養하니라. 然한대 巖石의 中으로 巨人 「불루」라 云하는 神이 顯하야 魔 「이ㅣ밀」을 殺하야 此를 空中에 投하니 「이ㅣ밀」의 肉은 平野가 되고 骨은 山嶽이 되고 毛髮은 森林, 齒牙는 巖石, 血液은 大海, 頭腦는 空中이 되니라. 北極에 又妖鳥가 有하야 風波를 起하니 神人이 南의 焦熱界로부터 火片을 投하야써 世界의 火를 造하니 日月이 卽 是이라 하니라.
印度神話 梵天이라 云하는 一神의 身體가 宇宙 及 地球를 生케 하엿다 하니라. 卽 梵天의 頭는 天, 足은 地, 心은 月, 眼은 日이 되엇스며 그리하야 其口로부터 因陀羅阿耆尼의 二神이 生하야 其呼吸으로 空氣가 生하고 最後<76> 口로부터 婆羅門(僧侶) 腕으로부터 刹帝利(軍人) 腹으로부터 畎舍(商買) 脚으로부터 首陀(奴隷)의 四族이 生하엿다 하니라.
支那神話 宇宙 太初는 混沌한 鷄子와 如하였는데 淸한 者 上하야 天이 되고 濁한 者 下하야 地가 되니라. 中에 盤古氏가 生하니 盤古氏ㅣ 死하야 其氣는 風雲, 其聲은 雷霆, 左眼은 日, 右眼은 月, 四肢五體는 四極五嶽, 血液은 江河, 筋脈은 地理, 肌肉은 田土, 頭髮은 星辰, 皮毛는 草木, 精髓는 珠玉, 汗流는 雨澤이 되엇다 云하엿고 其後 共工氏ㅣ女媧氏와 戰하다가 敗함에 미쳐 頭로 不周山에 觸하야 天柱를 挫하고 地維를 折하니 宇宙가 崩壤함으로써 女媧氏는 五色의 石으로써 天을 補하고 鰲의 足으로써 地를 修하엿다 云하니라.
以上과 如히 素朴한 太古의 人民은 宇宙의 創造로써 自然現象 又 力의 發現이라 見做치 안이하고 神聖한 神, 又는 神人의 所業이라 하야 此를 尊崇하얏더라. 然이나 人文이 發達함에조차 如斯한 傳說的 所說을 밋지 안이하고 推論의 硏究로써 宇宙의 神秘를 鮮明코저 하엿나니 是가 卽 希臘 哲學者의 宇宙 原始說이라.
希臘 學者가 宇宙의 創造를 如何히 硏究하엿는지 一瞥컨대
「타ㅣ레쓰」는 希臘 哲學의 元祖로서 紀元前 六百年頃의 人이엇는대 그는 天地萬物의 根源을 水라 하엿고 「아나크식만텔쓰」는 宇宙의 本原으로써 「아빠이론」이라 稱하는 無際限의 者라 하엿나니 卽 萬物의 本原은 固性 無際限 한 「아빠이론」으로부터 生한 者인데 「아빠이론」은 寒暖乾濕의 性이 有하니 其 濕하고 寒한 者가 暖한 火에 包하엿다가 其 火가 後에 分裂하야 天體의 諸星이 되엿스며 又 其 濕寒한 者ㅣ 火에 蒸發한바 되어 此에서 水陸의 別이 生하엿스며 又 我等 人類도 其 初는 魚介와 如히 水中에 住하엿다가 漸次 陸上에 出하야 今日의 形體를 成하엿다 하엿고 其他 「아나키시메네쓰」의 空氣說 「헤라크라일쓰」의 火의 說 「여레야」學派의 愛憎說 「빠자코라쓰」學派의 數理說 等이 有하야 各各 宇宙의 本源이 何者임을 鮮明코저 하엿스나 「떼모크리타쓰」가 出함에 及하야 此等 諸說을 綜合하야써 希臘 哲學者의 宇宙論의 一 新紀元을 劃하엿더라.
「떼모크리타쓰」의 說에 從하면 宇宙의 처음은 分割키<77> 不能한 原子가 有하엿다 然한데 相類似한 原子가 集合하야 大하고 重한 者는 中央으로부터 小하고 輕한 者는 周圍로부터 此에서 一團을 成하니 此를 世界라 名하엿다. 그리하야 空間은 無限한데 其中에 在한 原子도 또한 無限한즉 從하야 無限의 固體 無數의 世界를 造할 者이라 하엿다. 그리고 東洋 哲學者에 이르러는 地로 宇宙의 本源이라 한 地論師 水로 觀한 水論師 火로 觀한 火論師 風으로 觀한 風論師가 有하야 其 論이 各各 不一致하엿다. 然한데 現代의 宇宙開闢論은 全혀 科學的 推理方法으로 起頭하야 全히 嶄新한 學說을 創造함에 至하엿섯다.
「하ㅣ씨엘」은 일럿스되 宇宙 天體의 間에는 無數의 天體, 卽 星辰의 轉變暎發하는 狀態는 恰然히 森林의 狀態와 相似라 하엿나니 그는 思하되 吾人이 森林의 中에 入하야 四邊을 顧하면 土上에는 植物의 種子가 처음으로 發芽하는 者도 有하며 又는 發嫩하야 아즉 生育치 못한 者도 잇스며 又는 亭亭히 天空을 摩하는 大木도 有하며 又 或은 旣히 枯槁하야 木材로 其形을 遺한 者도 有하야 千態萬象 榮枯盛衰, 殆히 人間의 凋落繁榮과 不異한 者ㅣ 是 天體의 狀態이니 彼ㅣ 渺渺한 天體 中에는 方在盛旺 中에 잇는 者, 旣히 衰한 者, 正히 生코저 하는 者, 新히 生한 者 等, 其趣가 毫末도 森林의 狀態와 不異하다 하엿다.
抑 宇宙의 間에는 幾多의 遊星系統이 存在한 事는 事實이나 其 遊星系統은 果然 偶然의 集合이냐 否이냐 이제 遊星系統 對한 關係를 보건대 秩序整然히 一毫不亂함은 다못 驚異할 뿐인데 如斯한 系統이 偶然 或은 卽時에 作成된 者로는 到底 思唯키 不能하고 반듯이 永久한 歲月의 間에 漸次 發達 進步한 者라 思考할 수 外에 他道가 업다.
「헷겔」氏의 宇宙論은 最新 進步한 學說로써 左와 如한 宇宙觀을 發表하엿는대 其說에 曰
一. 宇宙는 永久, 無限, 無際會니라.
二. 宇宙의 本體는 物質과 力의 二屬性이 有하야 無限의 空間에 滿하며 永久의 運動을 作하나니라.
三. 此 永久運動은 連續不斷의 進化로, 生으로부터 死, 發達로부터 退化라 하는 定期的의 變化를 作하면서 無限의 時間에 存在하나니라.
四. 空間에 彌漫한 「에데루」中의 無數 物體는 皆 同一한<78> 本體律에 服從하나니 卽 空間의 一部分에 잇서 循環하는 一物體가 從容히 破壤分離에 近하야 가면서 잇슴과 共히 他의 一部에 在한 物體는 徐히 進化의 新生命에 向하면서 잇다.
五. 我 遊星系의 太陽도 또한 上과 如히 終에 破壤할만한 物體의 一인데 我地球도 또한 如斯이 無數 存在한 太陽을 回轉하는 須史的의 一星에 不過하니라.
以上의 論으로써 宇宙의 無限 永久함은 略知하엿스나 아즉 恒星 及 遊星系統의 如何에 至하야는 充分히 此를 說盡하엿다 云키 不能한바 此에 「라뿌라쓰」의 星霧說은 넉넉히 그의 補充을 供할만하도다. 더구나 氏는 數學 及 理學의 補助에 由하야 其論을 立하엿는 故로 其 理論은 殆히 正確한 者라 信用치 안이함이 不可하도다. 其說에 由하면
一. 我 太陽界는 期初에 太陽이던지 其他 惑星이던지 皆星霧의 狀態로 在하니라.
二. 此 星霧는 現時 太陽보다도 高熱한 瓦斯雲과 如한 者이엇더라.
三. 此 瓦斯雲은 自己의 重力作用에 말미암어 自轉하는 間에 球狀이 되엇스며 그리하야 그 星霧의 自轉케 된 理由는 星霧各部의 運動이 平均치 못한 故로 漸漸 收縮함에 從하야 漏斗의 泄水가 渦狀을 成함과 가티 球形이 되엇고 自轉의 速度는 容積의 收縮과 共히 增大하니라.
四. 球形星霧가 自轉함에 딸아 그 兩極은 扁平케 되엇다. 그리하야 그 運動의 速度增加함에조차 今日 土星의 環에 在함과 如한 星霧의 赤道에 잇는 遠心力 中心力의 相等에에 말미암어 처음으로 星霧環이 生하니라.
五. 星霧赤道의 環은 球狀星霧와 運動을 共히 하면서 잇는 中에 中途에서 破壤한 各部分은 多少 球狀星霧와 그 速力을 異케 하기 때문에 別로히 集하야 終에 又 一個의 球狀星霧를 生하니라.
六. 球狀星霧의 赤道環으로 分離한 球는 其 運動의 速度가 終에서 又 內方은 外方보다 小케 됨으로써 此에서 又 自轉이 生하면서 公轉이 되나니라.
七. 分離한 遊星은 又 同一한 手績으로써 衛星을 出하엿다 하니라.
以上은 卽 有名한 「라뿌라쓰」의 星霧說인데 此를 要컨대 宇宙의 間에는 空間에 繫한 恒星 星羣 及 其他 星宿도 以上에 述함과 如히 星霧로부터 來한 者이라 充分히 此를 說明함을 得할진저
現代科學은 大略 以上의 理由에 由하야 宇宙開闢을 觀來하엿도다.<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