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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May 28. 2020

우리는 어떻게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가?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이야기  5

1.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이제 각국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섣부른 행동'이라고 경계의 목소리를 내지만, 'K-방역'의 원조국인 한국은 물론이고, 여전히 하루 1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미국이나 '깜깜이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일본도 '비상사태 해제'와 '경제활동 재개'를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감염병 팬데믹' 못지않은 '경제 대공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기도 하고, 코앞으로 닥쳐온 대선(미국)이나 '정권 붕괴의 위기'(일본)에 대처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 때문이기도 하다.


2.

분명한 것은, 그 행동이 '길이(깊이)'를 알 수 없는 불구덩이 속을 섶을 안고 뛰어드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다행히, 한두 발자국을 떼고, 건너편에 도달 할 수 있면 다행이겠으나, 그럴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최대의 '성취'와 최선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한국의 상황도 녹록한 것만은 아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 진전하고 있지만 "한 발 앞으로, 다시 뒤로"를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만 해도 몇 개월 만에 재개한 '등교 개학'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여기저기서 집단감염 사태가 속속 터져 나오면서, 국민들의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는 것이다.


3.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나 '코로나 정국'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정은경 본부장도 '등교 개학'에 즈음하여, 학부모들과 국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코로나19의 '완전종식'만을 기다리며 모든 사회적 행동을 유보하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이러한 코앞의 일과 더불어, 특히 한국(인)은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에 즈음하여 맞이한,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는 상황"을 어떻게 '선용(善用)'할 것인가 하는 남다른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위기 속에서 꽃핀 기회의 봉우리인 셈이다. 이것은 우리 민족(선열)이 수천년의 고난을 견디며, 이겨 나온 덕택이며, 그 와중에 숱하게 스러져간 희생자들이 마지막으로 보던 하늘에 남겨둔 염원의 결실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기회를 허투루 보낼 수 없다. 보내서는 안 된다.


4.
'코로나 팬데믹 이후'를 준비하는 국가 차원의 정책은 '한국형 뉴딜-그린뉴딜'로 대변된다. 이것은 유럽 각국을 위시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때 '뉴딜'의 큰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 그 규모와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앞으로 최소 한 세대, 길게는 21세기의 '국가사회'와 나아가 '세계-인류-지구'의 향방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므로, 개개인에서부터 (시민)사회, 국가적인 차원에 이르기까지 각급 단위에서 '뉴딜-그린딜'의 내용과 형식, 규모와 범위에 깊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나와 인류의 생존가능성, 지구-생명공동체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5.
그런 점에서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이 물음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 물음의 취지는 '단지' 한국(인)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드높이고('단지' 이렇게 할 경우 이것은 필연즉으로 자만과 자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재확인하면서, 자위하는 데 그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한국(인)을 위시한 동아시아가 이번 코로나19에서 보여주었던 '성공적인 대응'의 근본적인 요소들을 추출하여 그것을 '코로나 이후 시대' '뉴노멀' 사회의 '생태 백신' '영성 백신' '인문 백신' '공생 백신'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6.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라는 제목을 달고 급히 이 책을 펴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국가적-국제적 차원의 '뉴딜' 담론이 '코로나19 이전의 세계의 회복'에 그치거나(이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기는 하다), 말로는 '뉴딜'을 이야기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지금까지의 세계-일상'의 2.0버전인 세계의 복원을 도모하는 것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개벽의 삶과 사회와 국가"가 거기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당분간은 우리 - 개인과 사회와 국가가 이러한 패러다임으로 나와 우리의 삶의 행태를 가늠해 보고 개정과 개선, 성찰과 성숙을 거듭해 나갈 일이다.


7.
여기서 "세계인이 주목하는 한국"은 '현상(K-방역 성공, 한국식 모델)화된 한국'이 아니라, 그러한 현상을 가능하게 한 한국 특유의 역사적 경험(1860년 동학 창도 이래 - 개벽파)과 한국인의 심성(영성) 등, 좀 더 깊은 영역/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인)상'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는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다시개벽"의 관점에서 "코로나19 이후를 향하는 담론"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이제 겨우 출발선을 떠났을 뿐이다. 앞으로 이에 대한 더 많은(양적), 더 깊은(질적) 논의들이 축적되고 확산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 적공(積功)이 실질적인 실행과 실천, 삶과 세계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약할 뿐이다. 그것이, 지금 인류-세계가 직면한 대멸종의 위기를 '극적'으로 극복하고, "다음 세계"로 '연착륙'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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