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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ul 06. 2020

개벽사상을 모르고서는

잠깐독서-0015 : <개벽파선언> 중에서 

대종교는 비록 ‘개벽’이라는 말은 쓰지 않았을지 몰라도 ‘개천(開天)’을 말했습니다. 

“새로운 하늘을 연다”는 개천은 “ 새로운 세상을 열자”는 개벽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종교도 큰 틀에서는 개벽종교이자 개벽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개벽이 ‘부채’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전공에 상관없이 이 땅에서 인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통과 의례처럼 연구해야 할 숙제 같은 느낌입니다.

개벽을 모르고서 한국 근대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최근에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온 <<문명의 대전환을 공부하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한국 근대성에 관해 토론한 내용을 엮은 책인데, 

어느 참가자가 “개벽파는 척사파의 일종이 아닌가요?”라는 발언을 하시더군요. 

불과 몇 년 전의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개벽사상을 모르고서 한국 근대를 논한다는 것은 

계몽주의를 모르고서 서구 근대를 논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한국 근대에 관한 모든 논의는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 조성환.이병한 <개벽파선언> 028-0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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