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감성시집! 다시 사람을 만난다면
02화
실행
신고
라이킷
15
댓글
2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경래
Apr 08. 2024
다시 사람을 만난다면
[낭송 듣기]
https://youtu.be/qQpWF5tCm7Y?si=BQTjAKDEgD5a96wF
다시 사람을 만난다면
은빛 비늘 뛰노는
새벽녘 강여울 어귀를 따라
저녁의 빛깔로 흘러갔으면
흐르다
푸른 이끼 낀 신혼의
섬돌 아래
꽃신 가지런히 벗어놓고
몸을 섞고 잠이 들고
또 다시 사람을 만난다면
산수유 젖망울 터지는 봄날
먼 산에는 흰 눈이 내리고
너무 오래 살아 하얗게 바랜
마디 가늘어진 손을 잡고
눈 속 산수유 따러 가는 길에
사는 것은 말이야
나날의 언덕을
바쁜 뒤꿈치로 오르내리던
굳어진 돌계단 아래
수없는 발길로 다져진
반백의 꽃다지
그게 너 일 수도
이제야 겨우 보이는
너일 수도 있겠다며
사는 것은 말이야
굶주린 꽁지를
하루는 위로
또 하루는 아래로
티끌의 영혼도 없이 까딱이며
산안개 가득한 날
찔레의 새순처럼 우는
딱새일 수도
그게 너일 수도
나일 수도 있겠다며
졸린 하품을 하는 것처럼
자다 눈곱을 떼는 일처럼
다음날 숙취의 단내로 기지개를 켜는
일처럼
아무렇게 말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또
사람을 만난다면
keyword
시
사람
감성에세이
Brunch Book
감성시집! 다시 사람을 만난다면
01
마른 꽃
02
다시 사람을 만난다면
03
그대 다녀갔나 보다
04
저무는 강
05
내비게이션
감성시집! 다시 사람을 만난다면
김경래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21화)
김경래
소속
직업
칼럼니스트
사랑하는 것들은 흔들림의 건너편에 있었다
저자
취미처럼 씁니다.
구독자
84
제안하기
구독
이전 01화
마른 꽃
그대 다녀갔나 보다
다음 03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