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우리의 사이
그 계절은 항상 슬픈 기억으로
흐림을 품은 하늘은
울음을 참지 못했고
구름이 흘린 눈물은
줍기도 전에 부서짐이 되었다
비를 맞으면 너를 맞을 수 있을까
너는 항상 비와 함께였으니까
글쎄
그새 바람은 떠났고
그늘 아래
젖은 그림자만 남아
고독한다
비가 오지 않은 날에는
비를 맞는 꿈을 꾸겠다
기억이 젖지 않는 날에는
너라는 흐림을 품겠다
흐림보다 내가 더 흐려진대도
우리 둘의 소나기를 기억하겠다
영원한 장마를 기다린다
흐리다
오늘도
흐림증, 조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