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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Jul 19. 2020

대서양 문명사가 내게 의미하는 것

대서양 시대가 지금 우리에게 말하는 것

<대서양 문명사> 리뷰 시리즈 


1장. 대서양을 향한 이슬람과 포르투갈의 도전

2장. 15세기 에스파냐의 번영과 몰락

3장. 네덜란드, 국제적 네트워크의 출현

4장. 18세기 유럽 최강자, 프랑스의 등장

5장.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전성기

6장. 현재 진행형, 초강대국 미국의 탄생

7장. 대서양 문명사가 내게 의미하는 것




Q. 표준화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근대 이후, 현대까지 전 세계는 끊임없는 표준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표준화 전쟁에서의 승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치열한 상업적 이익을 놓고 경쟁하는 기업들을 보면 극명하게 나타난다. 표준화란 시장의 선점과 그로 인한 엄청난 부수 이익을 의미한다. 인류 역사는 표준의 여부에 따라 한쪽은 문명이, 다른 한쪽은 야만이 되는 과거를 보여준다. 표준을 상실한 쪽은 계속해서 표준을 따라잡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며, 결국 주변 세계에 머무른다. 이는 글로벌적으로 구글이나 페이스북, 국내에서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IT 플랫폼을 예로 들 수 있다. 물론 하나의 카테고리를 장악하고 플랫폼이 되기까지는 엄청난 애를 써야 하지만, 그 이후에는 그야말로 금광을 캐는 것과 같다. 미국이 패권을 차지하고,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함으로써 얻는 이득도 이와 유사하게 설명할 수 있다. 



Q. 표준을 만드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표준을 만들어 확장시키고 변화시키는 힘은 지식으로부터 나오며 지식을 통해 유지된다. 일정한 공간 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현상들에 대한 지식은 중심부로 취합되며, 중심부는 지식을 통해 주변부들을 통제한다. 지식의 확장은 공간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로마는 도로와, 몽돌은 파발 조직과 함께 성장했다. 지식이 정복을 낳고, 정복은 다시 지식을 체계화한다. 과거와 달리 인터넷을 통한 정보 교류가 활발해진 지금은 이러한 변화가 더욱 가파르다. 


현대 사회는 지식정보사회로 급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은 인적 자원에서 나온다. 고급 인력들이 보나 나은 임금과 삶의 질, 자녀 교육 문제로 특정 국가나 기업을 선택하면 어떻게 될까? 국제적 빈부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실제로 선진국은 후진국의 인재를 공격적으로 채용하고 있고, 불평등 구조의 심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는 스타트업 HR Manager로  일하는 개인적 입장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리콘벨리로부터 핵심 인재들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할지?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 볼거리가 많다. 다만, 이때 중요한 것은 다양성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다. 헤게모니를 가졌던 모든 국가들의 전성기는 어떤 인재든 몰려들어 자신의 솜씨를 뽐낼 수 있도록 포용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에선 어떤 예외도 없었다. 앞으로는 *게이 지수를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 


알쓸신잡에서도 설명된 적이 있다. 


(*게이 지수란?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가 개방성과 다양성을 측정하기 위해 게이(동성애자)를 지표로 삼아 측정한 지수를 말한다. 게이들의 밀집도를 기준으로 지역의 순위를 매긴 결과 게이가 많이 거주하는 도시일수록 첨단산업이 발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Q.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계화의 소용돌이는 크게 두 양상으로 나뉜다. 세계화라는 파도에 몸을 맡기는 것, 그리고 민족국가라는 깃발이 달린 돛대를 붙잡고 바다를 건너기 위해 버티는 것이다. 민족적 표준을 강조하는 후자의 방법론은 이제 진보의 대열에서 뒤처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자의 핵심 주장이기도 한 자기 표준에 입각한 동심원적 구조의 세계화란 반세계화와는 달리 대서양적 흐름의 방향과 힘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더욱 적극적 의미의 세계화를 이룩해내는 것이다. 이것은 대서양적 표준의 답습에 만족하지 않고 독자적 표준과 타자적 표준 간의 긴장과 균형을 통해 새로운 대안적 표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문명의 흐름을 정확히 포착하되 그 흐름에 함몰되지 않는 강소국의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나 BTS가 세계 문화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흐름이나 트렌드, 표준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모두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일이다. 국가, 기업, 그리고 개인 입장에서 모두 말이다. 이를 위해선 부단한 공부와 정보 수집, 그리고 자기 성찰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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