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러시안 블루
깊고 진한 파랑은 눈과 마음을
어지럽혔다가 차분하게 한다.
속마음을 들킨 듯 하얗게 투명해진다.
깊고 진한 파랑이 되어 하늘에 뿌려지기 위해
태양의 걸음에서 멀어지며, 홀로서기를 한 듯,
자유로움으로, 외로움으로 어둠에 맞선다.
찰나의 순간이 오래 머물기를 바랬지만
어둠은 어김없이 감청색의 하늘을 덧칠한다.
어둠을 담은 빛은 더 밝아지고 내 눈에는 빛만 남는다.
어지럽고 차분했던 내 마음은 어느새 평온해진다.
어둠의 색은 이제 의미를 잃었다.
다시 태양의 걸음에 맞추어
깊고 진한 파랑의 색으로 하루가 시작될 것이니,
세상의 하늘에는 어둠은 없는 것 같다.
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초여름의 저녁 하늘, 오래 보아야 보인다.
깊고 진한 파랑의 뿌려짐과 빛의 선명함의 의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