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이 날던 나비가
내 눈에 담긴 뒤부터
그대를 쓰지 않는 일을
나는 모릅니다
웃음 하나 엮어다 한 장 펄럭이면
그다음엔 손짓 하나 엮어다 한 장
그다음엔 입술 하나 엮어다 한 장
풀꽃처럼 켜켜이 쌓인 날들에
스물다섯 번째 그대라는 시집을
내 서재 한쪽에 놓고 울었습니다
아무도 들이지 않은 서재에
오로지 그대의 흔적만이 가득하니
발걸음 소리 하나 내지 않은 방문을
나는 오늘도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 그대라는 시집,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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