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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이팔 May 12. 2021

스물다섯 번째 그대라는 시집





자유로이 날던 나비가

내 눈에 담긴 뒤부터

그대를 쓰지 않는 일을

나는 모릅니다


웃음 하나 엮어다 한 장 펄럭이면

그다음엔 손짓 하나 엮어다 한 장

그다음엔 입술 하나 엮어다 한 장


풀꽃처럼 켜켜이 쌓인 날들에

스물다섯 번째 그대라는 시집을

내 서재 한쪽에 놓고 울었습니다


아무도 들이지 않은 서재에

오로지 그대의 흔적만이 가득하니

발걸음 소리 하나 내지 않은 방문을

나는 오늘도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 그대라는 시집,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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