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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뾰족달 Nov 13. 2024

어디있나 하늘은

지나치게 프라이빗하다





두 달만 잘 버티면 되리라 믿었던 그 때, 

딱 두 달만 산다고 들어갔던 집. 

남쪽으로 난 창문은 밀폐된 창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겐 두 방향의 창이 더 있지. 

동쪽 창으로 가보자. 

1m 앞에 누군가와 눈이 마주쳐 닫았다. 

북쪽 창이 또 있지. 

사무실 창들이 뻬곡히 내려다봐서 닫았다. 


세상에.  

이렇게 완벽할 데가. 

완벽하게 동굴같은 집이다. 

프라이버시를 그렇게 외치더니 

이거 너무 프라이빗하다. 


너무나 프라이빗하여
누구도 집안을 들여다볼 수 없다. 


덕분에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바람도 출입할 수 없다. 

양쪽에서 서큘레이터를 돌려도  

벽지는 점점 개나리색이 되었다. 

내 삶에 봄이 오려나. 

온통 봄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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