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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뾰족달 Nov 27. 2024

달리고 달려온다

나 잡아봐라






꿈을 꾸면 늘 도망치는 꿈이었다.

늘 무언가 나를 쫓아

숨이 턱까지 꽉꽉 차오르도록 달렸다.

잡힐락 말락 밀고 당기기를 하며

달리기를 멈추지 못했다.


어느 날엔가는 옷자락을 잡혀 비명 속에 깨고

어느 날엔가는 끝끝내 잡히지 않고

성공적으로 달아났다.


너무 오래 쫓기다 보니 습관이 되었을까?

쫓기는 나도 쫓는 그도

왜인지를 모를 지경이 되었다.
왜 달리는거야 대체.

막 달리고 막 달려온다.

그러다가 갑자기 너무 분한 생각이 들었다.

날이면 날마다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그 순간 딱 서서 돌아보았다.

그곳엔 이웃집 토토로에서나 나올법한

코믹하게 생긴 아주머니가 있었다.

나만큼이나 황당한 표정으로.

같은 표정으로 오래 마주 보았다.

...


그렇게 꿈을 깼다.

그때부터 달리기에서 해방되었다.

마주 보고 나니 무섭지 않게 되었달까?

아주머니.. 왜 그러셨어요.

난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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