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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곤 Oct 25. 2024

12월의 이별

12월의 이별은 다시 오지 않았다: 제3화

https://brunch.co.kr/@skland1952/1150

에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와는 삼 년을 만났다. 뜨겁게. 그가 유학을 가기 전까지.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그는 어느새 그녀로부터 떠나고 말았다. 그 이유는 지금도 모른다. 만날 수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왜 아무 약속도 없이 가 버렸냐고. 약속한 장소에 왜 나오지 않았냐고. 얼마나 좋아했는데,라고

  “나 일본에 가서 시작해 보려고.”

  “갑자기, 왜?”

  “아니야 진즉 생각해 왔어.”

  “........”

  “저 건너편 카페 있지?”  

  “응.”

  “거기서 내일 오후 2시에 만나자.”

  “그래.”

  그녀는 약속장소에 조금 일찍 갔다. 창가에 자리를 하고 건너편의 종로서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와 어제 헤어졌던 그곳을 응시한 채. 약속 시간이 지나고 한 시간을 넘겼다. 그는 보이지 않았다. 카페에서 나오니 바깥 날씨는 추웠다. 너무나도. 그해 12월의 겨울은 그렇게 그녀마음을 파고 있었다. 흐르는 눈물은 멈추질 않았다. 소리 내고 울부짖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너무 슬퍼서. 가슴이 타들어오고 먹먹해 안에서 소리조차 나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후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도 했다. 직장은 재미있었다. 대학 때 대학신문 동아리에서 편집장을 했었기에 적응도 빨랐다. 그가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생채기를 남기고 떠난 지 이 년이 지났을 때였다. 고등학교 친구 정혜가 괜찮은 남자가 있다며 만나보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다. 미인이었던 혜영은 고등학교 때부터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공부도 잘해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을 다니고 있었다.


  첫인상에 착해 보인 남자였다. 보통 키에 마른 체형이었다. 작가가 꿈이라는 그는 만날 때마다 감성적인 말을 쏟아냈다. 하늘의 구름이 엄마 품 같이 포근하다, 혼자서 걷다 보면 내 안에서 어떤 소리가 들린다, 머리 안에서 언어들이 춤을 춘다,라고. 그는 술을 좋아했다. 만날 때마다 우리는 주점을 갔다. 늦은 밤까지 마신 후에 우리는 같이 밤을 보냈지만 그녀는 늘 허전했다. 미치도록 열정적으로 보냈던 정우와의 따스한 밤을 떠올리며 그녀는 그에게 미안했다. 몸은 그와 있었지만 마음은 분리된 채 다른 곳에 가 있는 그녀의 모순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처럼....


다음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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