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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시 Oct 30. 2022

모닝 루틴 - 새벽 기상이 답일까?

나에게 맞는 시간이면 충분해

미라클 모닝, 새벽 기상 등의 유행 때문인지 이른 기상이 좋은 삶의 필수 요소가 된 것처럼 보인다. 나 역시 기상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면서 하루를 생산성 있게 보내게 됐지만 일찍 일어나야만 좋은 하루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때는 일찍 일어나야만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잠을 줄여서 잉여 시간을 발굴하려고만 했다. 무엇보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스스로를 잘 컨트롤할 줄 아는 멋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나도 새벽에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렇게 도전해 한두 번 4시경에 일어나기에 성공한 적도 있었지만 잠을 줄여서 얻은 시간 동안은 집중하기도 어려웠고, 피로의 후폭풍이 더 세게 몰아닥쳤다. 하루 종일 멍한 상태가 이어졌고 며칠 동안 푹 자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았다. 잠을 몇 시간 자고도 쌩쌩한 사람들도 많던데 나는 왜 이렇게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일까 타박하기도 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배워가면서, 나는 잠을 줄이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은 초등학생도 그렇게 많이 안 자”라는 말을 하며 4~5시간을 자는 걸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수면 시간을 최소한 7시간은 확보하려고 애쓴다. 직장인만큼 바쁜 하루와 적은 수면 시간을 갖는 초등학생의 삶이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수면 시간을 기록한 후에 알게 된 나는 하루 7시간에서 8시간은 자야 하는 사람이다. 평일엔 조금 덜 자고 주말에 더 자는 식으로 산 적도 있었지만 잠을 몰아 자도 안 좋다는 얘기를 듣고는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들이려 한다. 평일에 규칙적으로 자면 애쓰지 않아도 주말에도 평일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날 수 있다. 


겨울에는 5시 반에서 6시 사이에, 여름에는 6시에서 7시 사이에 일어난다. 시드니는 10월에서 4월까지 서머타임을 시행해 여름 동안은 다른 때보다 시간이 한 시간 빨라진다. 겨울에는 5시였던 때가 여름 동안에는 6시가 되는 셈이다. 



여름 아침, 나는 다섯 시 반에 일어난다고 생각하는데 서머타임 때문에 날은 이미 밝아 있고 시간은 6시가 넘어 있다. 어두컴컴할 때 일어나는 기분이 좋아 여름에만 기상 시간을 앞당기려 한 적도 있지만 모두 실패했다. 내 몸은 서머타임과 상관없는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이후로는 기상 시간을 무리해서 앞당기려 하지 않고 겨울엔 겨울대로, 여름엔 여름대로 아침 시간을 즐기고 몰입하는 데 집중한다.


일찍 일어나는 것만큼이나 나에게 좋은, 시작하기 적당한 시간이 언제인지 알아차리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일이 다 그렇듯 한 가지 정답은 없다.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면 좋을 텐데… 하는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좋은 것은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믿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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