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회복 중에 있습니다
얼마 전,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를 받았다. 늘 익숙했던 ‘정상’이라는 판정 대신 처음으로 ‘일반질환 의심’이라는 낯선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많은 소견이 적혀 있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아! 정신뿐만 아니라 몸도 함께 아팠구나.
마음이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고 있을 때, 몸 역시도 조용히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거구나.
퇴사를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 한 친구가 말했다.
“좀 더 고민해 보고, 확실한 신호가 있을 때 나오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
그 말은 마음에 깊이 와닿아 종종 떠오르곤 했다.
이제야 알았지만, 나에게는 확실한 신호가 이미 두 개나 있었다.
왜 미리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왜 이 정도로밖에 강하지 못했을까?
이런 자책은 접어두기로 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라고 되새기며 나를 위로한다.
퇴사 후 갑자기 많아진 시간. 이 새로운 일상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지금 이 시간은 분명 나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니께서 요즘 부쩍 전화를 자주 주신다.
내 건강을 걱정하시는 것이 분명하다.
할머니 말씀처럼, 내가 존재하기에 모든 것이 의미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나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다시 몸과 마음을 회복할 것이다.
내일은 건강검진 결과를 가지고 추적 검사를 위해 병원에 가는 날이다.
큰 걱정거리가 아니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