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삼십오
사람의 됨됨이
박경리
가난하다고
다 인색한 것은 아니다
부자라고
모두가 후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람의 됨됨이에 따라 다르다
후함으로 하여
삶이 풍성해지고
인색함으로 하여
삶이 궁색해 보이기도 하는데
서로 나누며 소통하게 돼 있다
그렇게는 아니하는 존재는
길가에 굴러 있는
한낱 돌멩이와 다를 바 없다
나는 인색함으로 하여
메마르고 보잘것없는
인생을 더러 보아 왔다
심성이 후하여
넉넉하고 생기에 찬
인생도 더러 보아 왔다
인색함은 검약이 아니다
후함은 낭비가 아니다
인색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낭비하지만
후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는 준열하게 검약한다
사람 됨됨이에 따라
사는 세상도 달라진다
후한 사람은 늘 성취감을 맛보지만
인색한 사람은 먹어도 늘 배가 고프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다
박경리 작가의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에 나오는 시입니다. 대하소설 [토지]는 읽었지만, 시도 쓰시는 줄은 몰랐습니다.
한낱 돌멩이가 되지 않으려면 서로 나누며 소통해야한다며, 인색함과 검약, 후함과 낭비를 구분하여 알려주는 친철한 조언입니다. 됨됨이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나누어진다는 지혜는 새겨들어야 합니다.
나누는 것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니,
돈이 없다고 해서 나눌 것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저의 좌우명은 "베풀며 살자"입니다.
받은 것이 많으니, 나누고 베풀지 않고 살 수 없습니다. 자꾸 나중으로 미뤄지는 그 나눔을 '지금' 시작할 수 있도록 분발해야겠습니다.
시들은 그 마중물이니, 앞으로는 더 많은 것을 베풀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