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눈물은 제 것이 아니오

by Letter B






어느 아침은 늘 그렇다.

그런 날은 주저 없이 지난 밤 벗어놓은 옷가지를 챙겨 입는다.


서둘러 집을 나선다.

구매할 물품은 딱히 없다.

아 베이글.


한산한 마트 내부는 동네에서 크다고 소문이 난 곳이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번들 제품은 그래도 이곳이 제일 저렴하다.

걷는 것만 40분이 걸리지만 그런 날은 그렇다.

그나저나 이와 같은 사유로 이런 큰 대형 마트를 찾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나는 그런 사람이 없을 경우는 어떤 모습인가 상상하다 그냥 걷는다.


마트는 여전하다.

분주하고 욕심이 많다.

그것 참 기이한 투정이다.


그거 뭣 땜에 그러는 거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들을 삼키고는 나는 더 이상 주위를 살피지 않는다.

이성으로 변제된 물품들이 그렇듯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마땅한 것을 찾아본다.

공식을 벗어난 마땅한 것들 말이다.

나는 분명 그렇게 주장했었다.

그러나 삶은 공식을 벗어나지 않는다.

나는 낯선 이가 적어낸 우울한 금서를 야금야금 읽어 낸 벌을 받는 게다.


코너를 돌면 방향을 알려주듯 여인이 손을 흔든다.

나는 빙긋 웃는 것이 일상이다.

여인의 시선은 틀리지 않았다.

언젠가 보았던 낯을 숙인 이의 부끄러움은 이제 내 것이 아니다.


왜 우리가 찾아낸 답들은 전부 엉터리로 끝나버리는 것일까.


나는 공식처럼 변하지 않는 것들을 한참이나 바라본다.

우리가 하얀 백지를 답안으로 선택하는 까닭이다.


어느 아침은 늘 그렇다.

구매할 물품은 딱히 없다.

아 베이글.

식탁 위로 놓인 베이글을 집어 든다.


창 너머의 우울한 하늘은 변하지 않는다.

달이 바뀌도록 비가 내려도 우산을 내려놓는 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고는 희미하게 이어진다.

마른 몸 한 켠으로 채워지는 눈물은 주인을 잃었다.

나는 쏟아지는 언어들 사이로 출처를 찾는 일을 멈추고는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삼킨다.

문자 그 외엔 무엇으로도 감정을 표현하기 어렵다.


인생이 설다.


균형을 잃은 시선이란 얼마나 초라한가.

한참이나 자리에 서 있다.

어지럽다.

실로 그러하였다.

밤이 까맣도록 하얀 바탕 위에 적어낸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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