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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위로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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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tter B May 31. 2024

사라진 드레스







그게 당신의 태도인가?


사내가 묻자 여자는 가지런한 자세로 말없이 응답한다.

확신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그는 예상대로의 것들을 여자에게서 제거해 나갔다.

몇 번이나 지나온 욕망이었다.

숙련된 손 길이라는 점이 어긋나고 있었다. 

여자는 곧 빈 몸이었다.


여자는 사내의 행동에는 관심이 없었다.

사내도 알고 있는 대목이었다.

여자는 벌거벗은 몸을 갖고도 부끄럽지 않은 듯 곧은 얼굴이었다.

사내는 책망하지 않는다.

여자는 자세를 고치지 않는다.


그러한 태도는 오랜만이군요.


사내는 대답하지 않는다.

여자는 말없이 수긍했다. 


사내는 빈 몸에 맞는 새 옷을 건넨다.

맞지 않는 옷이었다.

여자는 막 지나온 욕망이라곤 믿을 수 없었다.

여자는 포기하지 않고, 시간의 틈마다 걸친 옷을 거울에 비추보곤 했다. 

누구에게나 흐릿한 기대였다.

여자는 요구한 대로 아무것도 적어내지 않는다.

사내는 수긍했다.


그것은 고통이었다고 여자는 회고했다.

사내는 이렇다 응답하지 않는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여자는 드러난 빈 몸을 부끄러워 않는 것이라고 했다. 

사내는 흐드러짐 없는 자세로 말없이 응답한다. 


갇혀 있는 기분이 어떠한가. 


여자는 말없이 수긍했다. 








사내는 재촉했다.

여자는 제거된 것들에 대해 묻지 않는다.

그는 꽤 기이한 방식으로 인간의 내면을 건드리기를 즐겼다. 

새로 걸쳐 입은 옷이 자신에게 맞는지 연신 거울에 비추어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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