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놈의 풀은 언제 이만큼 자라 올랐대
- 매년 이만큼 타고 오르는 걸요.
키를 훌쩍 넘어선 수풀을 바라보며 조금 어린 여자는 말했다.
- 조금 늦는 것 같은데요.
- 뭐가 말이야?
- 6월 하순인데 말입니다.
동네 어귀 들머리에는 지역 관할 하에 관리되는 작은 공원이 하나 있다.
자로잰듯 정갈하게 벌목된 나무며 수풀이며 냇물을 가르는 돌 하나 허투루 놓이는 일 없다.
올해는 감감 무소식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담장이 키를 훌쩍 넘어서는 일이 잦아졌다.
이제는 제법 위협을 가할 정도로 거세졌다.
정상대로라면 벌써 잘려나갔어야 할 것들이다.
- 그러고보니 작년에도 꽤 늦었지.
- 왕왕 종래하던 걸음도 끊겼던 걸요.
- 처음이었어 그렇게 울창한 건
- 처음이었죠, 그렇게 울창해진 건
- 부러 남겨뒀을까?
여자는 작년 여름을 떠올렸다.
무성해진 수풀을 두고 사람들은 쉬쉬 거렸다.
나는 지르르 울던 풀벌레 소리를 기억한다.
이제야 종횡하는 시민들은 거리낌이 없다.
나는 이제야 울창해진 가지가 무섭다.
- 그러고보니 공원 관리인 조성은 아직이지
- 분위기가 그렇죠?
- 대변이라도 하는 걸까?
- 이해하기야 쉽죠.
- 좀 우습지 않아요? 위협적이라니까요.
- 정상이지?
- 아무래도 그렇다고 봐야죠.
여자는 얼기설긴 잎이 무성한 담장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