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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1)

by 강소담 Jan 12. 2025

신도시(新都市, planned community)란 일반적으로 계획하여 만든 도시를 뜻하며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도시와는 구분되는 개념이다보통 대도시의 팽창으로 더 이상 주거공급을 할 만한 부지가 없을 때교외에 개발되지 않은 값싼 땅을 사들여 새로운 주거지역을 건설하게 된다계획되어 만든 도시이기 때문에 용도에 따라 도시 구획이 잘 나뉘어져 있으며그에 따라 도로나 도시 미관 또한 구도심에 비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1,2,3기 신도시의 진행 양상을 보면 대개 서울으로의 출퇴근 수요와 주택 공급을 위해 경기도에 지어진 신도시가 대다수이다경기도민의 삶을 말하자면 서울과 구별되는 신도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나는 늘 신도시 근방에 살아서 신도시를 부러워하는 구도심 거주자의 입장이었다의왕에 살 땐 바로 옆이 평촌신도시(1)였고김포에서는 사우동 택지개발지구ㅡ현재는 한강신도시에 밀려 구도심으로 불리고 있지만ㅡ바로 옆에 살았다.  때문에 신도시 내부에 사는 것이 나의 오랜 소망이었다.


그 소망은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루게 되었다나는 디자인을 그만두고 서울을 떠나려 했고할머니 또한 충남을 떠나 수도권에서 살고 싶어 하셨다그래서 찾게 된 곳이 양주 옥정신도시였다.


2016년 여름가족들이 다 함께 차를 타고 옥정신도시에 구경을 갔다. 2기 신도시로 개발되었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사업이 밀려 아직도 한창 공사 중이었다. 3기 신도시는 아직 발표 전이었고개발이 다 되려면 한참 남았기에 인기가 없는 이곳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와 가족들은 모두 인생을 포맷하고 또 다른 시작을 앞두고 있었다나는 디자인업계와 서울에서의 복잡한 삶에 신물이 났다할머니는 충남에서 30년을 살았어도 태생이 그곳이 아니어서 텃세를 부리는 사람들이 싫다고 하셨다작은아빠는 결혼 후 계속 살았던 거여동을 떠나야 할 타이밍이었다.

 

신도시는 개발이 완료되기 전까지 발전 가능성과 같은 잠재적 희망을 안고 산다나와 가족들은 신도시에 정착함으로써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를 걸게 됐다비록 좋아지기까지는 몇 년이고 버텨야겠지만좋아질 날만 기다린다는 것은 견딜 수 있다는 확신도 있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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