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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는 이름으로 2... 인간 리콜

창사 방침... 리콜은 사절

by 소망


띠릭 띠릭 띠릭 ~




9494-0101 (救死救死 -永遠永遠)



띠리리릭 ~~~~



전화받으세요~~!



예, 인간 제조사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리콜하고 싶어요.


반품 안 되나요?


새 상품으로 교환은요?


이유가 뭐냐고요?


하루 쓰니 상품이 낡아버렸어요.


이틀 쓰니 뼈대가 삐걱거려요.


사흘로 접어 드니 움직일 수 없대요.


이런 상품을 팔다니요?


첫날 아침에는 제멋대로 더니


정오쯤엔 시키지도 않은 일만 하고


오후엔 좀 반짝반짝하더니만


다음 날엔 지쳐 힘들다 툴툴거리고


아프다고 징징거리더니


다음 날엔 아예 드러누웠네요.


주인 보고 책임지라네요.


교환해 주세요.


....... ...... (침묵)


고객님의 상품은 교환, 반품, 리콜 모두 불가능합니다.


안 되는 법이 어딨어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창사 이래 절대 불변의 저희 제조사 방침입니다.


폐기 후 다시 연락 주시면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폐기되어야 가능하다고요?


그러니 그냥 쓰라고요?


처음부터 불량은 아니었다고요?


수리도 제 몫이라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고객님!


폐기 후 재구매 시 제안해 주시면 제조에 참고하겠습니다.


com·plain은 그때 받겠습니다.


...... .......(침묵)


수리해서 며칠 더 사용해 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조심조심 사용하면 쓸만할 것입니다.


가끔 자가 재생도 가능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만나 뵙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만.... 따각.



PS- 시로 분류가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삼천대천세계의 3일은 인간세의 100년의 시간쯤이라 합니다. 인간 수명을 3일로 보아 늙고 변화하는 모습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절대 리콜이 없는 죽음 후에나 다시 탄생하는 인간을 주인인 영혼ㅡ고객ㅡ이 창조주ㅡ인간 제조(주)에 청해 보는 '인간 리콜'이었습니다. 자가 재생도 가능한 희망적 메시지는 양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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