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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 Influence Dec 31. 2019

‘일잘러’의 칭찬받는 보고 습관

직장인 초기 경력개발

1957년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지식 근로(knowledge work)’라는 말을 사용하여 유명해진 이후 칼 포퍼(Karl Popper, 1963)와 빈 토플러(Alvin Toffler, 1970)는 지식 근로자의 출현을 예견했습니다. 지식 근로는 정보를 만들고, 처리하고, 향상시키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말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지식 근로자는 주로 연구 개발을 포함한 사무직 근로자를 총칭하게 됩니다.

 

지식 근로자의 주된 업무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직장에서 온종일 생각만 하고 아무런 결과물이 없으면 누구도 일을 했다고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지식 근로자는 자신의 생각을 작성하고 보고하는 것까지 해야 일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탓에 보고서 작성과 보고가 직장에서는 그토록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두 가지 일을 잘하면 일을 잘한다고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이런 사람들을 지칭해 ‘일잘러’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일잘러들이 잘하는 두 가지 중에 보고서 작성은 2~3일에 걸쳐 이야기를 나눠도 부족하기에 이번 글에서는 일잘러들의 보고 습관에 대한 팁을 몇 가지 나누고자 합니다.


직장에서 사원 시절 일을 배울 때 일 잘한다는 선배와 그렇지 않은 선배들을 보면서 어떤 점이 다른지를 관찰한 적이 있습니다. 일 잘하는 선배의 경우 유난히 보고할 때 공을 들이고 신경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보고 후 대체로 만족스러운 상사의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저의 눈에 비친 그들의 보고 습관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업무보고의 납기를 칼같이 지킨다.


일잘러들은 업무보고의 납기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업무의 납기는 그날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언제 해도 상관없는 일은 납기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납기는 그 일이 다른 일과 연계되어 실행되고 성과를 내기 위한 적기를 설정한 것입니다. 그 시기를 놓치면 수고롭게 했던 일들이 사장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데드라인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개인이 하는 일은 그 일 자체로 끝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일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개인의 단위업무의 보고가 납기에 맞춰 잘 되면 연결된 일들도 잘 진행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연결된 일들도 밀려 차질을 빚게 됩니다. 납기를 지연시키는 사람은 ‘보틀넥(bottle neck)’이 됩니다.


일잘러들은 보고 납기를 잘 지키는데 그치지 않고 보고를 반 발 일찍 합니다. 예를 들어, 임원에게 부서장(팀장)이 보고해야 하는 납기가 내일 오후라면 일잘러들은 오늘 오후 정도에는 부서장에게 보고합니다. 그래야 부서장의 의견도 반영할 수 있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당일 오후 2시에 임원 보고인데 1시 50분에 부서장에게 보고하는 것은 '자신의 능력은 완벽하니 부서장 당신은 배달만 하라'는 의미의 다른 표현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당연히 부서장은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백 번 양보한다고 해도 당황스러움은 피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전에 먼저 대부분의 부서장은 보고 안 하냐고 물어봅니다. 시켜서 하면 심부름이고 먼저 알아서 갖다 주면 서비스입니다. 일을 잘한다는 인식과 더불어 부서장을 존중한다는 인상을 심어 주려면 시간을 두고 서둘러 보고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스쿠버 다이버가 아닌 수영 선수처럼 일한다.


일의 규모가 비교적 크거나 기획, 운영이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에는 중간보고를 해야 합니다. 일은 스쿠버 다이버처럼 하는 것이 아니고 수영 선수처럼 해야 합니다. 기획한다고 잠수 타고 보이지도 않거나, 뭘 하는 것 같기는 한데 도대체 뭘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인식을 주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상사도 윗분(혹은 고객)이 물어볼까 불안합니다. 사람은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존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통제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안은 걱정을 낳고, 걱정은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어디 갔는지 알 수 없고, 밤이 늦었는데 오지는 않고 연락도 안 되는 어린아이와 다를 게 없습니다. 상사가 불안해하기 전에 중간중간 진척사항을 보고해야 걱정하지 않습니다. 팀장은 팀원이 수영을 하고 있으면 경기장에서 지켜보는 감독과 같습니다. 숨은 잘 쉬고 있는지, 방향은 맞게 가고 있는지, 속도는 괜찮은지 보여줘야 합니다. 거창한 보고보다는 엘리베이터나 점심 식사 시에 간단하게 구두로 보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항상 일의 진척사항과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을 정리해두었다가 업무 틈새를 이용해 보고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보길 원한다면 자리로 가서 보고하면 됩니다. 틈새 중간보고는 업무의 짐을 덜어주고 방향을 빨리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GPS 같은 것입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칼퇴를 맞이하는 날이 많아지겠죠.


셋째, 상사의 숟가락까지 생각한다. 


요즘은 대부분의 회사가 인트라넷 시스템을 이용해 전산 결재를 하고 있습니다. 결재는 보통 담당자, 부서장(팀장), 임원과 같은 방식의 3단 결재 체계로 이루어집니다. 예전 서면보고 시절에는 문서를 가져가 구두로 보고를 드리고 서명을 받아왔지만, 전산 결재는 기안자와 결재자가 코멘트를 기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작성할 때 일잘러들은 상사의 몫까지 생각합니다. 즉, 기안자의 모든 의견을 기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안자는 간단한 개요만 기재하고, 주요 관리 포인트나 리스크 포인트 등의 최종 결재자가 궁금해하는 사항은 두 번째 결재자인 부서장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업무 담당자가 한 일이라고 해서 이런 부분까지 다 써버리면 상사는 할 말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일하라고 있는 자리인데 말이죠. 물론 사전에 중간보고나 구두보고를 통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뭐, 이런 것까지 챙겨야 하나 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일잘러들은 한 끗이 다르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상사를 챙기는 후배를 상사는 싫어할 이유가 없습니다.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는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입장을 바꿔보면 쉽게 이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연한 일은 아이러니하게도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어렵고 습관을 들이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복리 이자를 선사합니다. 된다, 안 된다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해보고 자신만의 장점을 갈고 다듬어 습관으로 최적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을 잘하는 시작은 생각에 있지만 결과는 실천에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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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Drucker, P. (1957). Landmarks of tomorrow. New York, NY: Harper.

Drucker, P. (1992). Managing for the future. New York, NY: Harper Collins.

Drucker, P. (1999). Management challenges of the 21st century. New York, NY: Harper.

Jacobs, R. (2001). Knowledge work and human resource development. Human Resource Development Review. 16(2), 176-202.

Popper, K. (1963). Conjectures and refutations: The growth of scientific knowledge. London, England: Routledge & Kegan Paul

Toffler, A. (1970). Future shock. New York, NY: Bantam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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