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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ng May 06. 2021

유난히 추웠던 그 해 겨울

다시 온다 그 해 겨울

칼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이 내 볼을 감쌀 때


어떤 움직임도 추워서

주머니에서 내 손을 빼지 않았다


봄 햇살 가득히 머금은

따스한 봄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몇 번만 지나가면

마음까지 뭉글뭉글해지는

일상이 펼쳐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싸늘해지는 날씨는

마치 너 같다


더 이상 입을 수 없을 만큼

두툼하게 껴입은 나의 모습을 보며


막으려고 애썼지만

그럴수록 미련해 보인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주섬주섬 하나씩 내려놓고

차가운 곳에서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더 추운 겨울은

또 찾아오며


반복되는 순환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돌아온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었을 때는


나와 맞는 다른 외투를 입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입을수록 따스해지고 편안했으면

좋았으련만

그러지 못해

끝내 아쉬움이 남지만


어딘가 다 제 짝이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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