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22
매달 월례행사로 참여하는 북클럽 소모임이 오늘은 천장이 없는 야외에서 펼쳐졌다.
천장이 높아질수록 인간의 창의력도 발달한다고 하던데 비단 이런 이야기는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어른들에게도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한다.
여느 대도시가 그렇겠지만 특히 최근까지 비도 자주오고 미세먼지도 끼는 공기탓에 좀처럼 널찍한 시야를 허락하지 않던 곳이 서울이었다.
오늘의 남산에서 바라보니 서쪽으로는 잠실 엘타워를 너머 구리까지, 북쪽으로는 북한산을 너머 고양시 일산까지 탁 트여지고, 동쪽으로는 행주산성을 너머 저 멀리 김포대교가, 남으로는 관악산과 청계산의 윤곽이 매우 또렷하게 나타나는 쾌청한 날씨를 선물받았다.
시원한 바람과 청명한 오늘의 가을날은 남산의 다양한 음색과 색채를 온몸으로 감각하도록 도와주었고,
남산을 오르며 이마와 목 뒤에 송글송글 뜨겁게 맺힌 땀방울은 오늘의 내 삶의 값어치를 한층 더 상승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1년에 한번 정도 방문하는 남산은 서울을 크게 바라보기에 나에게 더없이 훌륭한 장소였다.
10월의 어느 날에 새삼 계절의 흐름을 인지하고,
남산으로 발걸음 한 많은 외국인들의 방문을 보며 문화의 변화도 인지하게 되었다.
남산의 가을은 무엇으로 마음이 그리 급한지 내가 사는 동네보다도 가을이 성큼 더 다가와 있었다.
같은 서울 아래에 멀지 않은곳에 사는데도 어쩐지 남산의 가을은 우뚝 서있는 그 곳에서 고즈넉하게 가을을 맞이하는듯 보인다.
그곳의 거친 바람과 변덕스러운 공기의 변화에 서둘러서 시간의 태엽을 먼저 감아가고 있는지도...
한때는 남산의 상징처럼 불리던 수많은 열쇠고리들이 각 거치대마다 가득히 걸려 있었다.
언제부터 이곳에 걸려있었을까 시간의 흐름이 자물쇠에서 고스란히 보여진다.
부디 이들의 사랑은 여기 걸려진 자물쇠처럼 녹슬지 않기를...
서로의 시선이 보드라운 손수건이 되어 서로를 세심하게 잘 닦아주기를,
상대에게 향한 그들의 사랑은 지금도 반짝반짝 더욱 영롱하게 유지되기를 바래보았다.
멀리서 바라보는 남산은 더욱 우뚝 서 있었다.
남산을 바라보다 문득 애국가가 생각나서 어린시절의 기억을 꺼내어 한소절 적어본다.
'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 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오랜만에 애국가를 생각해서 그런가 어쩐지 마음이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