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23
뺀찌라고 부르던 오래된 소형 도구가 손에 감겼다.
화장대 구석에 있는 오랜 장신구들이 자꾸 눈에 거슬려 몇 개만 손보려 했는데...
역시 몇 개만 손본다 해도 지나간 세월의 흔적을 지워내기가 쉽지 않다.
세월이 훌쩍 지나갔고, 세월안에 유행은 더 많이 지났고, 그 사이 내 모습도 많이 변했다.
가끔은 좀 잔잔한 악세서리를 걸고 외출을 나서기도 했지만,
대다수는 사용하지 않고 그냥 박아만 두었던 내가 버리지 못한 물건들이기도 했다.
왜 사람들은, 그리고 나는 이렇게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을 계속 지니고 있는 것일까.
은희경 작가 <또 못 버린 물건들> 책이 떠오른다.
오늘도 이 물건들은 나에게 자신들을 바라봐 달라며 응석이다.
이 물건들을 내 품안에 처음 들였을때는 나도 응석쟁이였는데...
이제는 조금 철이 들어서 과거만큼의 응석은 덜하지만, 반대로 새로운 고집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 또한 세월의 흔적이고, 변한 나의 모습이며, 그간 세상살이의 땟국물이겠지.
어짜피 버리지 못하면 리폼이라도 하자.
내일 아들의 학교 축제라고 하길래 여분의 사슬 체인과 팔찌를 연결하여 아들의 팔찌를 만들어줬다.
아들은 밴드부 보컬이라서 오프닝 곡을 부를 예정이라 기왕 마이크 잡을 팔이라면 팔찌 하나정도 걸어보자.
나의 골동품이 아들에게는 멋스러운 악세서리가 되었네.
아들아 내일 마이크를 잡은 너의 팔이 무대에서 더 반짝였으면 좋겠구나.
무대위에 울릴 너의 목소리도 이 팔찌처럼 윤이나게 반짝거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