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21
가끔 우리 스시집에 오는 병원 간호사선생님들인데 평소에는 3명이 오셨지만 오늘은 4명이서 오셨다.
오전 내내 환자들을 응대하고 진료를 도왔을 간호사 선생님들께 정성스럽게 식사를 준비해서 내어줬다.
오후 1시15분쯤에 들어온 그녀들은 4인용 테이블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고, 20대 후반의 나이에 걸맞는 화재와 웃음으로 자리를 채웠다.
오전동안의 긴 상담/진료/응대 등으로 점심시간인 1시까지의 시간이 꽤 고단했을까 싶고, 하지만 식사를 즐기며 나누는 담소를 통해 서로가 위안도 되고 맛있는 음식을 통해 몸도 위안이 되었을 시간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마구로사케동과 에비텐동 두가지 메뉴로 시켰던 그녀들이 떠나간 자리에는 남은 음식들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허기가 꽤 길었지 않았을까, 배가 고파서 힘들었을수도 있었겠다 하는 안쓰러운 마음이 남았다.
저칼로리의 식사를 원하는 이들은 마구로 사케동을, 바사삭 얇게 입혀진 튀김옷의 달콤함으로 혀끝의 즐거움을 원하던 이들은 텐동을 먹었을 것이다.
4명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그녀들의 소리가 내 귀에 닿지 않았던 것은 소근소근 자신들만의 속삭임으로 그들의 생태계 안에 있는 무언가와 교감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다시 돌아간 일터는 또 그녀들에게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하겠지만, 지금 이순간 만큼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잠시동안 마음의 평온이 있었기를 바래본다.
그녀들이 떠난 자리의 창 너머에는 벚꽃나무들이 조금씩 자신들의 색을 뽐내고 있는 중이었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보는 이들에게 솜사탕과 같은 달콤한 정취를 선물했는데,
가을이 된 지금은 나무 본연의 색을 잎 사이사이로 노출하며 계절에 충실하게 그렇게 무탈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벚꽃나무는 조만간 많은 낙옆을 떨어뜨리며 자신의 몸에 수개월동안 달아두었던 다양한 추억들을 다른 곳으로 훨훨 날려버리겠지.
날려보내는 그 추억 안에는 근심과 걱정, 불편하고 힘들었던 것들도 모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버리고 비워야 또 새로운 것이 돋아나리라.
그녀들이 떠나가고 난 자리에는 그녀들의 근심을 덜어내주고 싶어하는 벚꽃나무들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