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너의 길을 가라!"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한번 더 카보 다 로까(CABO DA ROCA)에 들렀다. 10일 전에 충분히 머물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온 것을 환영이라도 해주려는 듯이 바람은 그날만큼 강하게 불지는 않았다. "하하 호호" 함께 하는 이들이 없어 약간 고즈넉하게 느껴졌다.
십자가 탑이 있는 곳까지 갔다가 울타리를 넘어서 바다 길을 따라 아래쪽으로 걸었다. 대서양의 웅장하고 장엄한 기운이 세포 곳곳을 일깨우는 듯 정신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걸음을 멈추고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보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말은 내 심장을 두드린다.
나는 왜 이토록 이곳이 나를 각성시키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파도가 쏴아아~~~! 쏴아아~~~!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가 사라지더니 또 언제 부서졌냐는 듯이 다시 손을 잡고 다가온다. 마치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어린 시절 아이들과 손잡고 부르던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누구에게나 운명적으로 꼭 들러야 하는 장소가 따로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 가면 장소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진동과 개인의 고유한 진동이 만나 영혼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만약 누군가 들을 수만 있다면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2016년 6월 6일에 이곳에서 질문했다.
“제가 어떻게 살면 될까요” “저는 무엇이 되어야 될까요"
더 솔직히 말하면 내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었고
그 비법을 알려달라고 한 것이었다.
"해주야! 이제 너만의 길을 걸어라.
다른 이에게 너를 증명하려 말고,
다른 이의 길을 좇아가지 말고,
이제는 너만의 길을 걸어라!”
난 숨이 멎는 것 같았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그 어리석다 생각한 모양새를 내가 취하고 있었다.
어쩌자고; 나는 또 나를 지우고 남들을 따라가려고 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