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모르는 회사 주식을 분석도 하지 않고 투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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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주식을 시작하기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손실의 위험성입니다. 적은 액수로도 주식투자는 가능하지만 적은 액수로는 수익이 나도 교통비도 안되기 때문에 뭔가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금액을 늘리자니 이때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그런데 가상화폐라는 놈이 이러한 문제점을 싹 해결해 줍니다. 적은 액수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많은 돈이 없어도 500만 원이 넘는 가상화폐를 구매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말도 안 되는 수익률로 인해 적은 돈으로도 대박을 꿈꿀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결과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졌지만 아직도 가상화폐 시장은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고, 심지어 요즘은 다시 상승의 조짐도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상화폐 투자를 잠심 보류하고 있는 중입니다.
[관련 글 : Goodbye 가상화폐]
위의 글에 잘 나와 있지만 가상화폐 투자가 제 일상의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투자한 가상화폐의 차트만 보느라 제가 해야 될 일들에 집중을 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래서 손절매하고 나왔습니다. 적지 않은 금액을 손해 봤지만 그 금액이 아까운 것보다 저를 삼킬 거 같았던 가상화폐에게서 탈출한 기쁨이 더 컸습니다.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게 된 기분이었습니다. 6개월도 채 되지 않았던 가상화폐 투자 기간은 정말 끔찍하고 불안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한동안 멘붕이었습니다. 투자는 해야 되는데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에서 크게 손해를 본 뒤로는 어딘가에 투자를 한다는 게 너무나도 겁이 났습니다. 게다가 그 당시 상황에서 투자를 했다면 크게 손해를 본지 얼마 안 되었던 시기라 투자한 것에 집작 하느라 그 어떤 거에도 집중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냥 매일 차트만 보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글 : 주식시장에서 동전주 매수하기#1, #2, #3]
그러다가 함께 사무실을 사용하는 분께서 알려주신 방식으로 다시 주식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대학생 때부터 해오던 방법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고, 솔직히 이게 될까라는 의심이 들었지만 달리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소액으로 시작했습니다. 방법은 정말 간단합니다.
정말 이걸로 언제 돈 버나 싶을 정도로 적은 액수로 아주 조금씩 여러 주식에 투자를 한다!
종목은 눈 감고 아무 거나 선택해도 된다.
2~3개월 동안 정말 알지도 못하는 회사 주식을 1주씩 매수하기 시작했습니다. 300원짜리 주식도 있었고, 이름도 모르는 회사의 주식을 순이익이나 매출 같은 지표는 아예 보지도 않고 매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락하면 또 1주를 매수하고, 일정 기준 이상 상승하면 1주를 매도하고... 그리고 또 매일 듣도 보도 못한 주식을 1주씩 매수하고... 정말 이런 방식으로 계속 거래를 해왔습니다. 한 달 동안은 매일 적게는 몇 천 원씩, 많게는 몇 만 원씩 매수만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제 잔고 중 일부분을 캡처해서 올려 봅니다.
어떤 주식은 어느 날 갑자기 거래정지되더니 사라지기도 했고, 어떤 종목은 -30%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액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손해가 크지도 않았고, 신경도 쓰이지 않았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한 주씩 매수하기 시작한 종목들이 현재는 400개가 넘어서 일일이 다 신경을 쓸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위와 같이 수익이 나는 종목들도 나타나서 손해액을 생각보다 많이 상쇄시켜 주었습니다.
[관련 글 : 주식시장에서 동전주 매수하기 #3]
위의 글은 바뀐 방식으로 투자해서 처음으로 수익률 100%를 기록한 종목이 나왔을 때 작성한 글입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어쩌다가 운 좋게 하나 얻어걸린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바로 그게 정답이었습니다. 운 좋게 얻어걸린 게 확실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어떠한 이유도 없이 아무 종목이나 매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무렇게 "여러 개"의 종목을 매수하니 그렇게 얻어걸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위와 같이 얻어걸린 게 여러 개가 있는 상태입니다. 심지어 300% 수익 난 종목도 있는데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가 보유한 주식이 있다는 점입니다. 예전처럼 한 개의 종목에 몽땅 투자하면 그 종목이 조금만 오르거나 떨어져도 막 심장이 벌렁거리고 다른 일에 집중을 하지 못했습니다. 또 너무 일찍 팔아서 적은 수익만 보게 되거나 너무 늦게 들어가서 손해만 봤었습니다. 5%는 고사하고 2~3%만 올라도 팔기 바빴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수익률이 100%가 되고 300%가 될 때까지 팔지 않고 위와 같이 보유하고 있는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너무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어서 신경 쓸 수가 없었고, 제가 나름 정한 규칙에 맞춰서 기계적으로 거래를 했더니 어느 날 위와 같은 수익률에 도달해 있었던 겁니다.
물론 수익률은 100%가 넘고, 300%에 도달했다 한들 한 주씩 매수를 했기 때문에 수익금 자체는 크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전과는 달리 특정 종목의 등락에 초연해질 수 있고, 무관심해질 수도 있었으며, 심지어 알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가상화폐 투자하던 시기처럼 가슴 졸이지 않아도 됐고,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으로 차트를 보지 않아도 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가 미처 인지 하기도 전에 이미 기억 속에는 있지도 않은 주식 종목들이 수익을 내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 방식으로 투자하면서 상한가 친 종목을 몇 번이나 팔았는지 모릅니다. 예전에는 상한가는 기대도 하지 않고, '1%만 올라라!!', '100원만 올라라~~' 이랬었으니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저 위의 주식 잔고에는 한 종목 당 70~300%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대부분의 종목은 그것보다도 훨씬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5%? 10%? 20%? 30%, 40% 정도?
ㅎㅎㅎ 은행의 1년 이자가 2%도 하지 않습니다. 위의 수익률이 과연 낮은 수치일까요? 예전에는 투자를 하면서도 스스로 투기라고 생각했고, 항상 마음이 조마조마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많은 종목에 소액씩 투자를 해서 위험을 분산시키고, 수익이 나는 종목을 가지고 있을 확률을 높이고 있습니다. 주식을 통해 매일 가만히 점심값을 벌고 있습니다. 그런데 계속 이런 방식으로 보유 종목을 늘리게 된다면 언젠가는 매일 점심값 이상을 벌게 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처의 다변화]
재미있는 건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같은 방식의 투자가 먹힌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떠났던 가상화폐 시장에서 다시 투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식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도 엄청 조금씩 매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주식도...
정말 소소한 수익이지만 딱히 큰 노력 없이 발생한 수익들입니다. 대신 여기까지 오기까지 적지 않은 수업료를 지불했지요... 물론 이게 답은 아닙니다. 그저 저한테 잘 맞는 방식이고, 나름의 결과가 발생하고 있어서 공유할 뿐입니다.
액수가 적은 것에 대해서 태클을 거실 수도 있을 겁니다. '종목 당 수익 자체가 엄청 적은데 이게 무슨 의미냐?', '투자한 금액이 커지면 수익도 커지는데 그때도 팔지 않고 버틸 수 있느냐?' 등등이 있을 수 있겠죠...
이런 비난이나 태클은 당연한 겁니다. 이런 방식이 끝까지 잘된다는 보장도 없고, 물 잘 타서 운 좋게 수익이 난 것일 수도 있으니깐요.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제가 투자하는 방식이 정답이 아닙니다. 단지 괜찮겠다 싶어서 실천하고 있는 것이고, 그 실천에 결과가 현재까지는 나쁘지 않아서 그 결과를 공유할 뿐입니다. 이러다가 어느 날 다시 손절매하고 투자를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겁니다. 제가 브런치에 쓰고 있는 글들은 정답이 아니고, 제 시행착오들이라는 점을 알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