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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여 Sep 12. 2022

영화를 닮은 사람


나에게 그 사람은 세상으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암전과도 같은 공간에서 호흡 하나 표정 하나 읽어내려가다 아름다움에 눈물로 탄복하는 시선이다. 타인에 대한 이해를 핑계로 마음 소란스러운 암전의 시간 동안 오롯이 당신이라는 시선이 되어본다. 알 수 없던 영역을 내 것으로 끌어와 그곳에 마음을 둔다.


평소에는 모르고 있던 감각들이
현실과는 차단된 암전 속에서만
깨어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그 사람을 마주한 순간만큼은
그렇게 영화가 돼요.
다른 외부의 모든 감각들이 차단되고,
살아있는 타인의 공간에 내가 놓여요.
심지어 내 존재를 느낄 틈조차 없어요.


온전히 타인이  나의 한계는 도달할  없는 곳까지 뻗어있다. 당신에게도 닿을  있고, 당신의 마음에도 다다를  있다. 그렇게 멀리 당도한 타인의 끝자락에서 나를 잊는다. 뒤돌아보면 과거만 끝없이 반복재생되고 있다. 그제야 당신을 놓친 이유를 발견한다. '현재'존재한 적이 없어서. 당신과 마주할 미래를 그리며, 당신과 마주한 과거로 나아가는 나는  사이에 부재하는 무수한 ‘지금 틈에서 헤매고 있다. 시간은 흐르지 않고 단지 나의 마음과 손바닥 안에서, 당신이란 축으로 회전한다. 당신을 향한 파동을 중심으로 시간이 기울고, 세상이 사라진다 순간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시간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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