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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못소 Feb 04. 2018

쓰다만 소설은 소설이 아니다.

습작 소설이라도 완결까지 써야 하는 이유


필력을 늘리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공통되게 말하는 것은 "자주 쓰는 것"이다. 블로그에 짧게 남기는 메모라도 자주 쓰고, 오래 쓰다 보면 글은 자연스럽게 는다. 


작가의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일수록 필력 늘리는 방법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존경하는 작가의 글을 따라 쓰거나, 유명한 책을 읽는 등의 방법에 말이다. 각자의 방법으로 집에서 혼자 습작하는 작가 지망생을 많이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습작은 쓰다만 글이다. 쓰다마는 이유는 [연습이니까] [공모전에 낼 작품이 아니니까] [정식 출판용이 아니니까] 같은 생각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작가 지망생의 습작 노트에는 무수한 쓰다만 소설이 있다. 


그런데 쓰다만 소설은 소설이 아니라는 걸 알까?


소설은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이다. 어떠한 작가도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가치]를 시작하자마자 말하고 끝내는 일은 없다. 가치를 보다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과정을 만들고, 여러 개의 과정이 모여서 하나의 결말에 도달한다. 그래서 이야기는 결말이 있을 때, '기-승-전'이란 과정이 의미가 생기고 이야기의 가치가 전달이 된다. 


그런데 많은 작가 지망생은 필수 요소인 결말을 내지 않고, 연습이라는 이유로 소설을 쓰다 만다. 




나는 1년이 넘게 매일 다른 소재로 다양한 장르인 소설 줄거리를 쓰고 있다. 이 일을 하면서, 생긴 가장 좋은 습관은 [소재가 떠오를 때마다 결론을 내는 것]이다. 브런치에 올린 [뚜벅뚜벅 걸어가다], [팟캐스트 목소리의 그대]처럼 단편 소설보다 간결한 형태로 줄거리를 쓰면서 결론까지 마무리한다.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글은 단편 소설이나 장편 소설로 쓴 것도 있다.


이렇게 쓴 줄거리가 300개 넘고, 1년 동안 단편 소설은 7편 장편 소설은 5편을 쓰면서 깨달은 건 소설은 특별한 소재나 뛰어난 필력이 아닌 재치가 더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중간에 독자가 지루하지 않게 하는 요소를 넣고, 주제를 더 살리기 위한 요소를 넣는 건 필력이 아닌 작가의 재치이다. 이런 재치는 표현법을 단련하고 다양한 어휘를 수집하는 것이 아닌,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키울 수 있다. 


아무렇게나 던진 도입을 어떻게 수습하지? 끝에는 의미 있는 교훈을 넣어서 끝내야 하나? 
결말까지 밋밋한데, 중간중간 분위기를 환기시킬 장치로 무엇을 넣지?
결말이 너무 심심한가? 그럼 결말이 반전처럼 느껴지게 앞에 다른 요소를 넣을까?


[우선 시작을 했으니, 어떻게든 결론을 내야지]라는 생각으로 억지로 억지로 글을 쓰다 보면, 재치가 생긴다. 필력이 화려한 것보다 [재치]를 키워야, 어떠한 소재를 들어도 다양하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글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조사가 무엇인지], [어떤 어휘를 수집해야 하는지]도 눈에 보인다. 이는 결론을 낸 소설일수록 소설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보완할지도 훨씬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소설은 서사가 있는 이야기이다. 서사는 결말이 있을 때 그 과정이 어떠한 의미가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결말이 맺어지지 않은 글은 미완성이기에 서사에 담긴 의미를 영원히 알 수가 없다.


쓰다만 소설은 소설이 아니다. 그러니 중간에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한 번의 포기가 습관이 되어, 계속 쓰다마는 작가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장편이 힘들다면 단편으로], [단편도 힘들다면 문장으로], 바꿔서 완결이 있는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어라. 이 습관이 모여서 1년 뒤 당신은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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