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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못소 Jun 05. 2018

당신이 지금 슬럼프인 이유

슬럼프는 외부가 아닌 자신이 만든 장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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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못 쓴다고, 자신을 학대하지 마세요.

▶  소설가는 맞춤법 전문가가 아니다.






작가님은 슬럼프였던 적 없으세요?


글을 쓰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의 글 쓰는 것도 도와주면서 <슬럼프>란 단어를 자주 듣게 되었습니다. 잘 쓰던 분이 갑자기 <슬럼프>라며 힘들어하는 걸 옆에서 보고, 저의 슬럼프 극복 노하우를 묻는 질문도 받다 보니, 내가 슬럼프가 아닐 때도 <슬럼프>와 가까이 있었습니다. 



<슬럼프>와 가까이 있다 보니, 슬럼프가 왜 찾아오는지를 끊임없이 관찰했습니다. 자신의 슬럼프 또는 타인의 슬럼프를 지켜보며, "왜 슬럼프가 온 걸까?"를 고민하게 되었죠. 






슬럼프가 오기 전에 특별한 전조 증상이 없습니다. 평소처럼 지냈을 뿐인데 갑자기 거대한 슬럼프가 나를 덮쳐 깊은 우울감에 빠지게 만듭니다. 


외부에서 보면 어제까지 멀쩡했던 사람이 갑자기 슬럼프라며 괴로워하는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타인이 슬럼프의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주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슬럼프가 심할수록 눈을 감고 자신과 대화하면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눈을 감고 슬럼프가 오기 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실력, 재능, 역량, 주변 환경처럼 눈에 보이는 요인이 변화한 건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슬럼프과 전과 후의 가장 다른 점은 스스로 정의한 자신의 역량입니다.






소설을 처음 쓸 때는 초보자라서 자기 역량을 높게 정의하지 않습니다. 단편 소설 한 편을 다 썼다는 것에 만족하고, 조금만 표현력이 풍부해져도 스스로에게 뿌듯해합니다. 


그런데 연습량이 쌓이고, 출간한 책이 늘면서 

이제는 이 정도도 쓸 수 있겠는데?

라며 자신의 능력을 특정 수준으로 평가하는 때가 옵니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면 자신이 정의한 특정 수준에 닿지 않는 자기 역량에 큰 좌절감을 느낍니다. 이 좌절감이 몇 번 반복되면 우리는 슬럼프가 왔다며 깊은 우울감에 빠집니다.


이처럼 

자기 기대치보다 실제 역량의 갭 차이가 클 때, 

아직 충분히 여물지 않았는데 스스로의 역량을 특정 수준이라고 착각할 때, 

가장 큰 슬럼프를 겪습니다.






지금 긴 슬럼프를 겪고 있다면, 모든 걸 내려놓고 자신과 이야기를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자신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 자기 역량을 높게 책정한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자기 역량을 과도하게 높게 평가했다면, 현재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지는 않나요?

현재 역량으로 감당하기 힘든 일을 스스로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잠시 휴식을 가지고, 현재 자신이 감당할 수 있도록 목표를 조정해보세요.


이 과정을 밞다 보면 슬럼프는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애초에 슬럼프는 타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높은 장벽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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