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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튜던트 비 Sep 15. 2024

Chapter 3-1  최고의 일곱 마리 (2)

P A R T  1   공 부 의  시 작


“그래서 정말로 실력을 쌓아보려고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고, 꾸준히 생각하는 내 적성에 맞는 컴퓨터 공학과 프로그래밍 공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


"제대로 찾아왔네. 혹시 이 앱에 대해 아는 바 있어?”


사자는 거북이에게 바로 동물 전용 GPT 앱을 꺼내어 보여주었다.


"흥미로운데? 트랜스포머로 만든 언어 모형을 써서 만든 GPT네. 그런데 우리 동물 언어 샘플이 부족해서 그랬는지 잘 만들지는 못했네. 내가 만들어도 이거보다 낫겠는데?”


거북이는 앱에 쓰인 기술에 대해 잘 아는지, 전문용어를 섞어 쓰며 바로 평가를 내렸다.


"뭘 좀 아는 것 같은데, 혹시 너도 만들 수 있어?”


"그래. 이 정도면 만들다가 만 수준이야. 샘플만 충분하면 내가 훨씬 잘 만들 수 있어.”


자신이 손에 들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나은 GPT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거북이를 보고 신이 난 사자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거북아, 내 목표는 우리 동물들이 공부하는 세상을 만드는 거야. 나를 따라와.”


"그래... 근데 나는 사실 재택근무만 해.”


거북이는 사자가 말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는지 완곡하게 거절했다. 사자를 따라가면 왠지 자신이 엄청나게 많은 일을 떠맡을 것만 같았다.


순간 사자는 자신의 설득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눈치챘다. 자유로운 영혼이자 차가운 피를 가진 파충류를 '우리'라는 감성으로는 설득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1) 사자는 바로 전략을 바꾸어 다시 말했다.


"나를 따라오면 해초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게 해 줄게. 평생 말이야.”


“평생?”


“그래. 평생.”


사자의 제안에 등껍질 밖으로 머리를 최대한 내밀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요즘 바다의 온도가 바뀐 탓인지 생태 천국이라 불리는 코스타리카에서 조차 자신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해초를 찾기가  어려워졌기에 사자의 제안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2)


"그래. 대신 약속은 지켜야 해.”


거북이가 사자 일행을 따라나서며 말하자, 사자는 신이 났다. 의외로 소소한 제안으로 거북이를 설득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도 좋았던 것이다.





(주석)

1) 정확히 말하자면 거북이는 환경에 따라 피의 온도가 변하는 '변온동물'이다. 이는 따뜻한 감성이나 열정이 담긴 말로는 바로 설득이 어려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조건만 맞으면 말도 안되게 열정적고 감성 충만하게 돌변할 수도 있다.


2)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지구 곳곳의 해초 서식지가 감소하거나 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생태의 보고로 알려진 코스타리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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