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스웨덴 사회 - 라곰 : 스웨덴식 균형에 관하여
일만 하며 살기 위해 태어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하루는 일만 하며 가는 듯한 이 기분...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야근이 많이 줄거나, 회식 문화도 많이 없어졌다한들 우리의 삶은 왜 이렇게 바쁘게만 흘러가는지, 나는 왜 늘 지치는지 모르겠어요.
모든 인간에겐 공평하게 24시간의 시간과 제한된 에너지가 주어져요.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우리는 일뿐만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의 삶을 설계해야 하죠. 어디 사는지를 막론하고 모든 인간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하루 평균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는 데 9시간, 잠을 자는데 7시간 등 대부분의 사람은 비슷한 패턴으로 하루를 쓰죠. 그런데 흥미롭게도 우리가 사는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나라의 삶과 업무 환경의 질은 더 높죠. 스웨덴 사람들의 삶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도 스웨덴은 매년 삶의 질(Top 10), 혁신(Top 2), 생산성 지수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곤 있어요.
분명 한국보다 느리게 흘러가는 스웨덴. 무엇이 스웨덴 사람들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 업무 혁신과 생산성을 높이는 걸까요? 그리고 스웨덴에서 한국 학생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한국 유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스웨덴 사회의 리얼 모습을 확인하세요!
Lagom: Not Too Little, Not Too Much, Just Right!
스웨덴에 처음 도착했을 때에는 24시 편의점,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이 없어 불편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밤늦게나 밤새 일하는 사람들도 쉴 수 있는 권리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밤늦게까지 일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아무리 바빠도 적당한 휴식을 갖는 것은 정말 중요해요. 우리는 기계가 아닌 인간이니까요. 저는 스웨덴에 살면서 적당한 휴식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을 배웠어요.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공부와 일을 제쳐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시간은 꼭 필요해요. 그게 바로 스웨덴식 커피 브레이크 피카(FIKA)죠.
스웨덴식 커피 브레이크인 피카는 '스웨덴=피카' 일 정도로 스웨덴 사람들의 일상 곳곳에 녹아있어요. 직장에서는 동료와 정보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연결되는 시간이고,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돈독해질 수 있는 기회죠. 피카 문화가 잘 자리 잡혀 있는 만큼 스웨덴의 커피 문화도 독특해요. 아메리카노 대신 브루드 커피(Brewed coffee)를 마시고, 큰 체인식 카페보다 개성 있는 로컬카페가 많아요. 스웨덴의 커피 문화와 다양한 로컬 카페를 통해 스웨덴의 피카 문화를 느껴보세요!
저녁이 있는 삶과 바쁜 일상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20~30분의 여유는 오늘 하루의 삶을 다르게 만들 수 있어요. 스웨덴에 간 한국 유학생들은 입을 모아 말해요. "무작정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생 배웠는데, 적당히 쉬어가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적당히 쉬고 재충전하는 일이 내 삶의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업무 만족도까지 높이는 걸 경험했어요. 이젠 적당히 쉬어가려고요"
"라곰(Lagom): Not Too Little, Not Too Much, Just Right" 스웨덴식 중용을 스웨덴 사람들이 삶 속에 녹여낸 만큼 우리도 그렇게 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