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겐 금요일이라도 있지. 회식 있다는 알콩의 말에 알겠다곤 했지만 달리 말할 선택이 없었다. 저녁 6시. 덕분에 난 육퇴를 못하고 있다. 하원 후 졸리다던 새콩은
로보카폴리 삼매경이다.
사실 슬쩍 유도한 면도 있다.
그래야 내가 쉴 수 있으니까. 회식은 못해도
불금 분위기라도 혼자 내자 싶었다. 삼겹살을 에어 프라이기에 넣었다. 와인을 꺼내 한잔 따랐다. 두 잔이 될지 세 잔이 될지 아직 모르겠다. 애피타이저로 치즈와 귤을 택했다. 차가운 샹그리아가 목구멍으로 스며들었다. 기분이 좋다. 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알콩이 사준 전자책 리더기를 찾았다. 없었다. 전화를 걸었다. "어딨어?" "서랍 두 번째." 수화기 너머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회사 동료였다. 순간 익숙한 감정이 치밀었다. "회사에서 맨날 보는데 또 회식이냐?" "....!" 전화를 끊었다. 부러움인지. 얄미움인지 모를 엿 같은 감정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자는 게 그렇게 어렵나?' 싶다가도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래, 회식이라도 해야지.. 내가 속이 좁았네.' 이내 감정을 타일렀다. 나도 이런 내가 싫었다. 그런데 이렇게라도 표현을 안 하면 내가 죽겠다 싶었다. 다행히 그러려니 둥글하게 이해해주는 그에게 감사했지만 순간의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은 나도 어떻게 통제가 안된 지 4년째다. 딸은 4살이다. 해결안 된 감정을 뒤로하고 서둘러 리더기를 켰다.
순조롭게 전자책을 구매했다. 너라도 내편이어서 고맙다.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입속에 구겨 넣었다. 속없게 맛은 있었다. 와인 몇 모금에 알따한 기운이 올라오며 기분이 낳아졌다. '그래, 혼자면 어때. 함께해서 별로이면 혼자가 낫지.' 오늘도 혼자 불금을 즐겼다. 알콩이 사온 케이크로 디저트까지 먹었다. 맛있다. 행복 별거 있나? 행복 별거 없다. 금요일 저녁 삼겹살에 와인이면 되었다. 혼자라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