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경험에서 뽑아낸 에센스가 철학이 되어 브랜드를 지배한다
브랜딩은 결국 고객의 마음 속에 남는 '단 하나'입니다. 그 '단 하나'는 키워드가 될 수도, 이미지가 될 수도, 음악이나 향기, 혹은 어떤 촉감까지도 될 수 있습니다. 그 무엇이든 브랜드는 고객에게 무언가를 남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브랜드의 모든 활동은 쉽고, 명확하고, 인격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어렵고, 흐릿하고, 비인격(사람 같지 않은 것)적인 것은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제품의 spec을 나열하기도 어렵고 빡센데, 그걸 쉽게 풀어서 줄이고 또 줄여서 간단명료하게 만들면서 사람의 인격까지 부여해야 하는 것이 브랜딩이니 진짜 너무 어렵습니다.
지난 글, 먹고 싶은 것 말고, 먹기 싫은 것을 물어보라 는 데서도 말씀드린 것 처럼,
어떤 경우에는 todo보다 not todo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더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방법입니다. 즉, 브랜드 철학을 해야할 것,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정하는데 사용하는 것 보다, '하지 않아야 할 것', '가지 않을 길', '돈과 시간을 쓰지 않을 전략'을 정리하는데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다듬어진 철학은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인지시킵니다. 이렇게 인지되는 브랜드는 '고려'단계까지 쉽게 넘어갑니다. '구매' 단계로 넘길 수만 있다면, 이제 유저가 된 고객들은 자신의 삶으로 브랜드의 영향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마법이 일어납니다.
유저들이 크리에이터가 됩니다.
바로 그 수 많은 플랫폼들을 통해서 그들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공유하기 시작합니다. 브랜딩이 된 브랜드는 첫번째 크리에이터가 되는 셈이고, 이 브랜드의 철학을 통해 '인지'에서 '구매'로 전환이 된 유저들은 두번째 크리에이터가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커뮤니티를 형성합니다. 회사와 브랜드에서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에 목을 메는 이유죠.
브랜드들이 해시태그를 만들어낼 때, 캠패인을 론칭할 때는 그들의 스토리를 담아서 이벤트의 필요조건으로 걸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들은 무언가를 지시받고 강요받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유저들은 이미 '2nd 크리에이터'로 진화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요즘의 브랜딩은 어렵습니다. 지시 받고 틀에 들어가는 걸 싫어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자랑할 거리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면서 '따봉', '좋아요'를 눌러줄 수 있는 '놀거리'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게 사회적 화폐, 즉 social currency죠. 진짜 돈은 아니지만, 크리에이터가 사회적 화폐를 많이 가진 부자가 될 수 있게 '꺼리'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어렵네요.
철학을 갖고 있는 브랜드가 비용은 집행하지만, 무언가를 강제할 수는 없고, 자랑할 거리를 만들어주면서 그것이 'social currency'가 되도록 까지 성공해야 브랜딩에 한 걸음 겨우 다가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리하는 것이 제게도 어려워 다음 글에서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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