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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genbrot 호밀빵

어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까다로운 성격의 호밀. 그것으로 만든 빵

by 연우

이번 글에서는 독일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흔하게 맛볼 수 있는 호밀빵의 재료인 호밀에 대해서 주로 쓰려고 한다. 호밀 빵의 종류가 꽤 많지만 이번글에서는 가볍게 주 재료인 호밀에 대해서만 쓰겠다.


호밀. 영어로는 rye, 독일어로는 roggen.

부르는 말이 다 다르지만 어디에서 만나든 참 반가운 곡물이다.

호밀만의 특별함이 있다.

글루텐이 적어 빵의 부피를 크게 만들지는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묵직함을 만드는 호밀.

호밀로 만든 빵은 재료에 대한 이해와 숙련된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잘 만들어진 빵을 만나면 일단 사고 본다. 호밀 100%로 만든 빵이 그렇게 신기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나 보다.

독일 와서 이틀째 정도 되는 날 호밀빵을 샀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roggen이라는 단어를 모르니... 그저 블랙브래드를 달라는 수밖에. 보이는 색을 말했더니 얼추 알아들은 아주머니께서 가장 기본적인 묵직한 호밀빵을 집어 주셨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호밀 섞은 빵도 살 줄 알고. 호밀 100% 빵도 살 줄 알고. 참... 다 살기마련인가 보다.


KakaoTalk_20250610_101552473.jpg 독일의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호밀혼합 빵.



늘 글로만 배운 통호밀을 독일에 와서 처음 봤다. 이렇게 생겼었구나. 사진으로만 보던 것을 실제로 보니. 무슨 연예인 본 느낌이랄까? 신기함 그 자체. 다양한 호밀 제품들이 있고, 세분화되어 판매된다.

R997: 가벼운 호밀 밀가루. R1150: 중간 강도의 호밀 밀가루, R1800: 가장 거친 호밀 밀가루.


호밀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과 포만감 유지에 탁월하다. 또한 비타민 B군, 마그네슘, 철분 등 미네랄 함량이 높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곡저당지수(GI) 곡물로 당뇨 예방에 유리하다. 아울러 식물성 리그난(lignan) 함유로 항산화 및 항암 효과가 보고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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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마트에서 판매되는 호밀과 밀(왼쪽) 통호밀 가루(오른쪽)



호밀빵은 주로 천연 발효종을 사용한다. 그런데 사실 호밀가루만으로도 발효종을 만들기 때문에 호밀 100% 빵은 그 자체가 발효종화 돼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호밀은 물 흡수력이 강해 수분 함량이 높은 반죽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오래 굽고 묵직하다.

숙성과 발효 시간이 비교적 길기도 하고, 반죽이 끈적거린다. 굽는 온도와 시간 조절이 다소 까다롭기도 하다. 일반적인 흰 밀가루에 비해 빵을 만들기는 여간 까다롭지만 그만큼 풍미와 저장성은 일반 밀빵보다 훨씬 뛰어나다. 실제로 호밀빵은 냉장 보관 없이도 일주일 이상 유지될 정도로 보존성이 좋다.

호밀빵에 대한 특성을 쭉 써 보고 나니. 난 호밀빵 예찬론자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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