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의 하루
*세무업계에는 새해 달력을 거래처에 선물하는 관행이 있다.
오늘은 개업 후 처음으로 달력을 주문하는 날.
주문을 위해 '한국세무사회'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세무사의 경우 달력주문은 일반적으로 '한국세무사회'를 통해 진행)
탁상달력 개당판매가는 2,490원
현재 거래처 갯수로 보아 20부면 넉넉하다.
20부 x 2,490 = 49,800원
전단지 영업실패로 140만 원을 날리고 나니 점심 값 500원 차이도 아쉬운 상황
그렇지만 남들 다 하는 것도 안 한다면 그것은 기본도 못하는 것이다.
5만 원 이면 눈 딱 감고 결제할 수 있는 금액
'좋아! 가자!'
확고한 의지와 함께 '주문하기' 클릭만 남아있는 순간
파란색 글귀 하나가 눈에 띈다.
ㅣ상호인쇄 : [개인(법인)사무소] 상호로 인쇄, 최소 50부 이상부터 주문
'술술이 세무사' 상호와 주소를 넣어 인쇄하려면 최소 50부 이상을 주문해야 하는 것이다.
'거 좀 그냥 해주지, 치사하게..'
50부 x 2,490 = 124,500원
상호 인쇄를 위해 30부를 추가하면
124,500 - 49,800 = 74,700원
7만 5천 원이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내 형편에 결코 적지 않은 금액..
금방 주문하고 마무리하려던 계획은 어느새 미궁 속으로 빠졌다.
술술아 단돈 7만 원 때문에 모양 빠지지 말자.
7만 원이면 백반정식 10일 치야!
사람이 밥만 먹고사냐?
거래처에서 달력의 날짜를 볼까? 네 상호를 볼까?
네 이름으로 된 달력 하나 정도는 있어도 괜찮잖아.
남는 달력은 어쩌려고, 전단지처럼 쌓아둘 거야?
천사와 악마의 속삭임처럼 치열하게 진행된 내적갈등의 시간
한치에 양보도 없던 그 과정도 이제 끝이난 것일까?
드디어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20부 주문완료.
후기
올해는 주문실수로 달력이 40부 가까이 남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