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2. 가을을 맞이하는 법

가을은 떠나보내면서도 남아 있는 계절

by 정써니

우리 마음도 그렇게,

조금씩 식어가며,

조금씩 익어간다."


보내는 연습

가을은 언제나 *보내는 연습*으로 찾아온다.

잎을 보내고, 바람을 보내고,

하루하루 익숙했던 것들과 조용히 작별하며

우리는 이 계절을 맞이한다.


발끝에 남은 이별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문득 생각했다.

걸을 때마다 걷어 차이는 건

*이별이었다.*

바람이 불어

내 발끝에 와 닿는 이별은

*몇 번을 보내도 남는다.*


몇 번을 보내도 남는다


보내면서 남기기

그렇다.

가을을 맞이하는 법은

결국 *보내는 법을 배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잊는 일보다, 남겨두는 일에 익숙해지는 것.

잃어버린 것의 자리를

고요히 바라보는 것.


가을은 떠나보내면서도 남아 있는 계절이다.

그래서 쓸쓸하지만, 동시에 따뜻하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조금씩 식어가며, 조금씩 익어간다.



keyword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