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원에서 하는 바베큐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미드, 영쉘든.
쉘든 아빠는 완벽한 바베큐에 대한 로망이 있다.
한국에서 평생 아파트에만 살던 내게 단독 주택이 생기자 나에게도 바베큐 로망이 생겼다. 캠핑 체질이 아닌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후라이팬으로 고기를 굽거나 그릴을 빌려 간단히 삼겹살만 먹었기 때문이다.
이제 뒷마당에는 주인집이 쓰던 거대한 바베큐 그릴이 생겼다.
고기 먹으라고 판이 벌어졌는데 이런 기회를 놓치면 바보가 아닐까.
그리하여 우리는 입주 첫날부터 미드처럼 고기 구워 먹는 꿈에 부풀었다.
낯선 도시에 정착하느라 바빠 한 달 정도 주변 정리를 하고 나서야 그릴을 열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장작이나 차콜이 아닌 가스 그릴이었다.
알고 보니 밴쿠버에서는 환경 문제 때문에 가스 사용을 권장한단다.
참고로 가스 그릴은 나무나 숯보다 불 조절이 쉬워 초심자에게 적합하다.
어쨌거나 불이 켜지지 않아 확인하니 가스가 다 떨어진 상황.
집주인이 열심히 바베큐를 해 먹었나 보다.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가스 그릴 옆에는 가스통도 있다.
좀 살벌하게 느껴지는 건 나뿐인지, 다들 자연스럽게 주변을 걸어다닌다.
우리 그릴에는 가스통이 있어 새로 살 필요는 없었고, 가스만 충전하면 됐다.
어떻게?
셀프로.
캐나다에서는 대부분 일이 셀프로 이루어진다.
여기 코스트코에는 차에 기름을 넣는 주유소도 있고, 가스를 충전하는 가스 충전소도 있다.
가스 자동차는 없어서 자동차 충전은 안 한다. 사진 오른쪽 아래가 우리 집 그릴 가스통이다.
통을 주면 직원이 가스를 넣어준다.
가스통에는 유통기한이 있으며, 만약 기한이 지나면 충전을 거부당해 새 통을 사야 한다.
다행히 우리 통은 낡았으나 사용은 가능한 수준이었다.
가격은 이러하다.
충전을 기다리는 가스통들.
바베큐 가스 충전이 흔해서 고객들이 줄 서서 대기한다.
태어나서 처음 하는 가스 충전이지만 친절한 안내문 덕분에 아주 쉽게 했다.
우리의 영수증.
막상 충전을 했으나 가스비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왔다.
하지만 1년 내내 그릴을 써 본 결과, 가스비는 매우 저렴하다.
참고로 캐나다 달러는 1달러에 약 천 원이라 15,000원 정도 되겠다.
가스를 샀으니 구워 먹을 것을 사러 매장으로 들어갔다.
운 좋게도 새우가 세일 중!
그것도 무려 팩당 10달러 할인!
마치 하늘이 우리에게 "새우를 구워 먹어라"라고 계시를 내리는 느낌이었다.
10불 할인이라 9,400원에 득템한 새우.
스무 마리가 넘어 마리당 500원도 안하는 어메이징한 가격이다.
사이즈도 무척 크다.
새우 버터구이 샷
흐릿한 화질을 용서해 달라.
너무 흥분해서 남은 사진이 이것 밖에 없다.
함께 구웠던 삼겹살 샷.
부실한 사진에 대해 변명을 해보자면, 이때까지 SNS 할 생각이 없어 인증샷을 막 찍었다.
개인 소장용 샷만 찍고 고기와 새우를 미친 듯이 흡입했다.
비록 렌트지만, 내 뒷마당에서 마음껏 고기를 구워 먹으니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느껴지고 온 가족이 행복해졌다.
해외 이주든 뭐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닌가.
역시 사람은 잘 먹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