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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Jun 26. 2016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나

마음수련 명상일기 - 피해망상 버리기

소심(小心)하다는 말 그대로, 내 마음은 아주 작았다. 다른 사람을 받아주고 인정해주기는 커녕, 모든 것이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우리의 진짜 마음은 본래 큰 마음이라는데, 나는 내 마음 속에 가득 채워놓은 것들 때문에 진짜로 살지 못했다. 나를 돌아보니까, 그동안 나 따로 세상 따로의 마음으로 불안에 떨면서 살았던 내가 보인다. 내 생각 속에 빠져서 허우적대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남을 의심하는 나.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으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상대의 말 한 마디도 그냥 흘려보내지 못하고 확대 해석하며 곱씹기 일쑤였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내 생각' 속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나를 싫어할 거야, 욕할 거야, 미워할 거야, 사실도 아닌 생각들을 붙잡고 그렇게 살았다. 말 그대로 피해망상. 다른 사람의 생각은 내 몫이 아닌데, 나는 내가 하는 작은 행동 하나도 용납되지 못할까봐, 인정받지 못할까봐 눈치만 봤다.


어떤 말을 할 때, 돌아오는 반응도 두려웠다. 반응이 없을 때도 있는 것인데 나는 두 번씩 말하는 버릇도 있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지는 않으면서 내 말만 들어주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바로 눈 앞에 벌어지는 상황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 중심적인 생각에 빠져 있었다. 오늘 그런 나의 모습들이, 아직 남아 있는 습관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서 죄다 버렸다.


너, 나가 없는 마음


꼭 피해망상이 아니어도 우리의 생각이 다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도 않고 세상에는 없는 '가짜 마음'이다. 마음수련 명상으로 회복하자고 하는 본성이란 세상 자체인 '진짜 마음'을 의미한다. 세상마음, 우주마음 다 같은 말이다. 이 마음이 진짜 '나'이기도 하다. 마음을 버려보면, 1주일(메인센터에서 1과정 이수 기간)이면 누구나 다 확인할 수 있다. 너, 나가 따로가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마음으로 알게 되는 셈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사는 것이기 때문에 나머지 2~7단계가 있다. 사람마다 느끼는 변화는 다 다르지만 나는 4과정 즈음인가, 일상 속에서 내가 전보다 마음이 커졌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전에는 내가 작게 느껴져서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긴장했는데, 이제는 누구와 있어도 편안하며 상대를 품어줄 수도 있다.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마음을 버리니까, 그만큼 변했다. 마음은 내 속에 남아 있는 만큼 올라오고, 버리는 만큼 버려진다. 정말 정확한 마음빼기!


100 - 100 = 0





* 명상을 하면서 알게 되는 내 마음들, 그렇게 아리랑 고개를 넘듯 넘고 있는 하루하루의 숙제(?)들을 명상일기로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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