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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Jun 10. 2016

그게 다 내 모습

인정되니까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림 - 김주희 작가님의 <동백나무>


'다른 사람이 싫어할 것 같아서 걱정이네.'

'네가 싫어하는 건 아니고?'


내 판단과 선택에 대해서 다른 사람 핑계를 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렇게 하면 이렇게 생각할 거야, 저렇게 생각할 거야. 그 생각 때문에 어떤 것도 행동에 옮기지 못하고 두려워 했던 적도 있다. 그것이 정말 나만의 생각일까, 스스로를 아무리 의심해보아도 그렇다고 하기에는 정황이 너무 분명하다면서 내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들에 대하여 어느 쪽이 진실인지 몰라 고민이 되었다.


그러나 주어가 '다른 사람'이지만 그 생각의 주인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이기에, 그것이 모두 내 생각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네,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네 했던 것도 결국은 다 세상이 다른 사람을 통해 비춰주는 나의 모습이었다. 그 모든 것이 실제와 결코 같지 않은 '가짜'인 내 마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가짜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버리면 없어진다.


마음을 버리면 버릴수록 더 분명해지는 사실은, 진짜로 내 마음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그 내 마음을 버리니까 저절로 모든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내가 두려워하던 상황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을 다 버리고 임하니까, 걱정했던 일이 일어나기는 커녕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렸었다는 것이 확인이 된 적이 참 많다.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고통스러웠는데, 그 마음을 버리고 나니까 상황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두려움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당당하게 행동하니 문제가 있어도 훨씬 수월하게 해결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아리랑 고개를 넘듯 내 마음을 찾아서 버리는 중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딱 내 마음에 남아 있는 나의 마음만큼, 내 마음의 조건들만큼 환경이 펼쳐진다. 모든 것이 물 흐르듯이 순조로워서 탄성이 나올 지경이지만, 그럼에도 사소한 거슬림이 있을 때가 있다. 그것 또한 감사할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그 거슬림이 바로 내 모습이라는 끔찍한 사실을 나는 인정해 보려고 한다. 그래, 그게 다 내 마음이다.


모든 것이 내 탓임을 인정하니 정말로 버리고 싶어졌고, 그렇게 했을 때 빼기도 더 잘 되는 것을 경험했다. 내 마음에 미워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자유로운 일인지 모른다.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완벽하지 못하다는 생각도 없다. 세상은 이미 그 자체로 완전한데 내 기준으로 나누고 있었던 것이 잘못이었다. 내 마음에 벽이 쌓여 있는 줄도 모르고 다른 사람 때문에 대화가 안 되고 소통이 안 된다고 생각했고 '그래도 이건 저 사람 탓'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정말, 내 탓이더라. (글 <자기비하의 오류> 참고)


가짜 마음 때문에 힘들 필요가 없다.
모두와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이 우리의 진짜 마음이기 때문이다.

가짜를 버리면, 진짜만 남는다.



마음수련 명상으로 저를 돌아보며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마음수련 명상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돌아본 마음을 버리는 방법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알게 되는 것과 겪게 되는 변화도 다 다릅니다. 단지 제가 명상을 해오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저도 마음수련 명상을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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