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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Mar 20. 2017

내가 진짜 원하는 것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는 것이다

그림 - 김주희 작가님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뭘까?


나는 하고싶은 것이 많았다.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체력이 안 되어서 못 해본 것들을 언젠가는 다 해보겠노라 꿈꾸면서 아껴두고 미뤄둔 일들이 아주 많았다. 꿈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벅찬 기분이 들 때도 있었고, 하나씩 이뤄가는 일이 참 신나고 즐거웠다. 하지만 가끔은 하고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해도 각자 자기 입장에서 말하기 때문에 딱히 명쾌한 답을 얻지 못했다. 아무리 그럴 듯한 조언을 들었다고 해도 결정은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어릴 때는 부모, 학교 다닐 때는 선생님, 친구들, 그리고 직장에서까지 여러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평생 동안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는 삶을 살려고 애를 써왔다. 가끔 '나'는 없는 존재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인 줄 알았다.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았지만 달리 대안이 없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인정, 사랑, 돈, 명예 따위가 아니라면 살면서 추구하고 좇아야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뭐지? 어째서 나는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를까.


자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자기가 알아야 한다. 선택도 책임도 각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설령 부모나 다른 누군가의 뜻을 따라 결정을 했더라도 그것 또한 자신이 선택한 것이다. 나는 그동안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으나 마음수련 명상으로 마음을 버리고 나서야,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버려보니까 나도 모르던 내 마음을 알게 되었다. 빼기 방법대로 이것 저것 하고싶은 마음과 욕심까지 버려보니까 아주 심플하게, 진짜만 남았다.


나는 단지, 살고 싶다.


마음을 버리니까 스트레스도 없고, 집착도 없어서 이렇게 살아도 괜찮고, 저렇게 살아도 괜찮은 마음이 되기는 했다. 세상 마음에는 이렇게 산다, 저렇게 산다 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그냥 살고, 그냥 행복하다. 세상만이 진짜 살아있는 진리 자체이다. 그러나 '나'는 세상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나만의 마음 세상에 살다보니, 생명이 없었다. 진짜를 복사한 가짜인 '사진'은 생명이 없다. 살아있는 줄 착각하지만, 살아본 적도 없는 존재인 것이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고, 저렇게 살아도 괜찮고'는 '살아있을 때'의 이야기였다.


최근에 여러 가지 조건들을 겪으면서 나는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마음을 버린다고 줏대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인데, 나는 마음을 다 버린 척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고'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막상 조건이 되니까 내 마음에서 '하기 싫다'는 마음도 올라오고 불안한 마음도 올라왔다. 그래서 변덕을 부렸다. 가만히 나를 돌아보니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고'가 아니라, 나는 그저 살고 싶었다. 내가 살 수 있는 자리에 나를 놓아두려고 하니, 선택이 참 쉬웠다.


좋은 것은 좋은 것이고 싫은 것은 싫은 것이더라.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짜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마음을 버리기만 하면 누구나 세상에는 원래 세상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마음만 남으면 순리대로 가장 잘 살 수가 있는 것이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세상만큼 무한한 크기의 행복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까? 함께 행복한 것이 진짜 행복임을 알기에, 모두가 자기 마음속 세상에서 벗어나 서로를 위하며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함께, 살고 싶다.


삶은 함께라야 완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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