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Ernest Hemingway의 'The Old Man and the Sea'
읽은 분량: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기간: 9/27/24~10/18/24
'노인과 바다'를 이제야 읽는다.
이미 넘치게 뿌려진 서평들을 보지 않기로 하고, 어제 나온 신간처럼 읽어보려고 한다.
Everyday is a new day. It is better to be lucky. But I would rather be exact. When luck comes you are ready.
I would rather be exact.
노인이 바다에서 살아돌아온 것은 운이 아니라, 그가 일생을 걸쳐 쌓아올린 연륜의 결과였다.
이십대와 삼십대, 언제나 촉박하고 급하고 바빴다. 여차하면 뒤로 누워 일어나고 싶지 않을까, 게으름을 경계했다. 땅을 보고 걸었다. 행여 걷다 넘어지면 일어나고 싶지 않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저 멀리 한 점을 응시하고 호흡을 깊게 하라는 요가원 선생님의 말은 언제나 어려웠다. 작가의 의도를 여러번 읽어도 파악하기 어려운 책들은 급해지는 마음때문에 끝내기가 어려웠다.1952년을 사는 청춘들에겐 '노인과 바다'가 있었지만, 나에겐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법칙'쯤의 책들이 딱 좋았다. 허트게 쓴 시간이 후에 악몽의 주인공이 될까, 몸도 마음도 낡고 늙어버리기 전에, 어디엔가 닿아있어야한다는 조바심이 있었다. 운을 바라는 대신, 노인의 말처럼 누가봐도 준비된 성공을 하고 싶었다. 물론 그때 '성공'이란 것은 먼 허공에 한점을 찍고 깊은 숨을 내쉬고 머무는 것만큼 막연하고 어려운 개념이었다.
I shouldn't have gone out so far, fish.
노인은 수시로 너무 멀리왔음을 한탄한다.
홀로된 시간이 길어졌을때에도,
대어를 낚아 돌아가는 길에도 내내 중얼거린다.
자신이 건재함을 증명하고 싶었을까.
소년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을까.
돌아가는 길에 만날 상어를 미처 예상하지 못했겠지.
평생 어부였던 노인조차도,
매일하는 그 일에도
그러했을걸 그러하지 말걸... 중얼거린다.
잠이 오면 잠을 자고,
배고프면 먹고,
본능이 좀 해결되면 사람이 그립고,
그리움이 해결이 안되면,
원망에 미움을 키우고,
그러다 멀리에 한점을 찍고
깊은 숨을 내쉬며
요가나 할 수 밖에 없는 것을 깨닫고
읽어서일까.
지금 나에게 헤밍웨이의 의도는 투명하다.
예습도 복습도 안되는 매일 새로운 날들이 닥치는, 그래서 should have done 또는 should have not done... 을 내내 중얼거리는게 인생이라고 말한다.
청경채를 너무 익히거나 덜 익히지 않고, 이븐하게 익히는 건 평생 요리한 이에게도 어렵다. 의도한 것들이 잘되는 날들, 청경채가 이븐하게 익는 날들이, 낱개의 '성공'이라고 말한다.
You have not killed me yet.
참 뭣같은 인생도,
때리는 아버지를 가진 그녀를
진통제에 찌든 어머니를 가진 그를
죽이지는 못했다.
노인에게 소년이 있듯이
그들에게도 소년과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