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도, 멈추지 않는 이유

by 여렌버핏



1. 과거와 현재의 대비

오늘은 비가 무지하게 많이 내립니다. 길고양이를 돌보기 전, 나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창이 넓은 곳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책을 읽거나 비 내리는 풍경을 즐기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길고양이 친구들이 걱정이 됩니다. 물론 비는 내려야 하고, 식물도 동물들도 다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밥 한 그릇 편히 먹기조차 어려운 우리나라 길고양이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지붕 없는 하늘 아래 살아가는 친구들이 비는 잘 피하고 있는지, 놓아둔 밥이 비에 젖지는 않았는지, 빗길에 위험에 처하진 않았는지.

우리나라 로드킬로 죽어가는 동물 1위가 길고양이이기에, 나는 이제 비 오는 날을 예전처럼 즐기지 못합니다.



2. 슬픔의 포화와 멈출 수 없는 이유

아무리 해도 이 일은 점점 더 무겁습니다.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은 내가 고양이 밥 주는 영상을 올리는 사람이기에, 아이들이 다치고 학대당하고, 힘겨운 수술을 하고, 버려지고 유기되며 도움을 요청하는 수많은 소식을 가져다줍니다. 이른 새벽이면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나도 이미 포화 상태인데, 그런 아이들의 소리를 넘길 수 없어 작은 정성을 보냅니다. (일부러 학대 영상을 올려 모금하는 곳은 제외합니다.)


3. 역사와 헌신의 당위성

어쩌다 세상이 사람만 행복하면 되는 세상이 되었을까요? 삼국시대에 경전과 곡식을 갉아먹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에 당당하게 대접받으며 들어온 고양이가, 언제부터 이렇게 학대받는 아이들이 되었을까요? 많은 학자들은 그 시기를 조선시대 이후로 보고 있습니다.



4. 최종 선언

아마도 나는 다시 선택할 기회가 온다 해도 이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비가 오는 오늘도 나는 내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지게 만든 네발 친구들에게 갑니다. 나를 믿고 기다리는 친구들, 나로 인해 이 혹독한 삶을 이겨내주는 기특한 아이들에게 갑니다.

사랑하는 네발 친구들아, 비가 오더라도 엄마는 간다. 왜냐고? 비가 오는 날도 배가 고프잖아, 울 아가들이!

사람들과 아름다운 소통을 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잘 살아보려 합니다. 사람만 행복한 세상 말고, 같이 행복한 세상으로 가는 길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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