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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 한수남

by 한수남


주전자의 주둥이에서 솟아 나오는 김은

마치 어떤 영혼처럼

하얀 연기가 되어 사라진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방금 세수한 얼굴에서 모락모락

방금 받아 든 찻잔에서 모락모락

한때 뜨거웠던 모든 사랑은

김이 되어 사라지고 김이 되어 돌아오는데

뜨거운 것은 식으면서 김이 나고

한송이 하얀 꽃처럼 피어올랐다가 사라져간다

김 속으로

따라 들어가보고 싶은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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