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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로 떠난 벨라 Mar 04. 2024

I'm OK You're OK

나 긍정, 타인 긍정으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상담에 관심을 갖긴 했지만 사실 더 깊게 생각해 보면 나는 사람에 관심이 많다. 더 나아가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이해가 가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심리와 행동원인을 습관처럼 규명하고 연구하는 습관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회사 생활 5년 차가 된 지금의 내가 아직도 회사에 가면 무섭고 떨리고 사람들과 말할 때 기가 죽는 내 모습이 이해가 안 되었고 해결책이 분명 있을 거 같은데 방법을 몰라 많은 시간을 헤맸다.


"나는 왜 회사 하루 가기 전날부터 떨리고 사람들이 무서울까?"

이게 내가 갖고 있던 의문이었다. 물론 회사에서 괴롭히는 사람이 없었던 적도 있고 괴롭힌다는 단어가 적절한 선택일지는 몰라도 힘들게 하는 사람은 늘 있어온 거 같다. 그런데 나랑 같이 다니는 친한 동료들 혹은 언니들은 같이 힘들어하지만 나만큼 밥이 안 넘어갈 정도로 매일매일 힘들어하지 않은 현상을 보고 이 간극의 원인이 궁금했다. 고찰의 결론으로 난 회사가 아니더라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불안해했다. 이를 자각한 지는 3개월 정도 되었고 지금은 나름 극복해서 회사생활이 전보다는 훨씬 좋아져 깃털과 같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일상생활에서도 자신감이 생겨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다.


"타인 긍정 이전에 나를 긍정해야 하는 진리를 깨닫다"

그렇다면 나는 왜 지난 5년간 회사에서 혹은 집이 아닌 밖에서 친구를 만날 때도 가슴 한편으로 매번 사시나무 떨듯 불안해했을까? 불안해하고 있는 것조차도 지각을 못하고 있던 나를 돌아보면 그러면서도 난 항상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있는 아이러니한 사람이었다. 어느 때는 내 할 일도 끝내지 않은 상태에서 나 조차도 감당이 안되면서 타인을 먼저 돕고 막상 나 자신은 챙기지 않기로 작정을 한 사람마냥 보낸 시간이 꽤 많았던 거 같다.


결국 여기서 볼 수 있는 심리학적 개념은 바로 자존감이다. 내가 남이 아닌 나를 먼저 돌봐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나 먼저 사랑을 해주고 그 사랑으로 내 마음이 가득 찼을 때 남에게 베푸는 것이 자연스러운 진리의 순서인데 이를 마다하고 내가 아닌 남을 1순위로 두는 행위를 계속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나는 타인으로부터 받는 칭찬과 감사 그리고 격려와 박수, 존경 등등.. 에 취해 '행복'을 나 자신이 아닌 '남'과 '바깥세상'으로부터 온기를 전달받아 마치 내 몸에 충전기를 연결해 매일 엔도르핀을 전달받아 사는 로봇과 같았다고 보면 된다. 아마 내가 스스로가 아닌 남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는 데에만 집착과 집중을 한 것은 어린 시절과 살아온 배경이 큰 영향을 주었겠지만 어쨌든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의 나로서 과거를 탓할 수 없기에 남이 아닌 내가 나 자신을 돌보는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쇼핑하기, 게임하기, 취미 갖기와 같은 겉핥기의 나 사랑 프로젝트가 아닌 진짜로 내가 나 자신을 불안하지 않게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내가 긍정이 되지 않을 때는 주먹을 꽉 쥐어 보세요"

생각해 보니 난 회사에 가든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나든 늘 불안했던 거 같다. 저 친구/사람이 나를 나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나의 이미지는 지금 착한 사람 이미지로 남아있는데 이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실망을 시키면 어떡하지? 어떡하지? 생각이 늘 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의 뇌는 외부로 연결이 되어 있기에 외부 사람들과 멀어지면 충전이 안 되기에 죽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현실과 자아를 마주 본 날, 바로 내 뇌에 있는 외부 충전기를 뽑아버리고 나 자신을 아주 세게 안아주고 토닥이며 "괜찮아! 내가 먹여 살려줄게! 혼자가 되어도 내가 너 편이야 괜찮아! 괜찮아!"라고 크게 말해줬다. 그 뒤로는 나는 마치 하나의 몸이지만 내 안에 나를 든든하게 지지해 주는 친구가 있는 마냥 두 사람과 같은 마음이 들고 자신감으로 가득 채워졌다. 홀로서기를 한 것일까. 이 과정을 아직도 시원하게 정의 내릴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타인이 없어도 나 혼자만으로도 가득 채워질 수 있음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100% 깨닫게 되어 자유로워졌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깨달았다고 해서 이제 괴롭지 않냐고 질문을 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복습을 잘하는 것처럼 나도 매일 이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복습한다. "혼자여도 괜찮다. 인간은 원래 혼자다." 그럼에도 세상에 나가면 또 사람들과 부딪히고 누군가 크게 나에게 한소리를 하면 이내 작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 뇌에 자극파를 쏴준다. 그럴 때일수록 배에 힘을 주고 엄지와 검지를 마주대고 손톱으로 강하게 누르고 지금 현재 상황에 주도권이 나에게 있음을 스스로에게 인지시켜준다. 혹은 내가 작아진다고 느껴질 때는 주먹을 꽈-악 땀이 날 정도로 쥐었다가 핀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에 내가 생각한 대로 주먹이 움직이는 것을 무의식이 느끼게 하며 현재 내 앞에 있는 사람과 상황도 내가 주도적으로 주체성을 갖고 자신 있게 행동하면 바뀔 수 있음을, 더 이상 타인이 나의 삶과 상황에 주인이 아님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좋아하고 칭찬하고 좋은 일은 나누고 도와주고 일은 잘해왔지만 막상 나 자신을 챙기는 법을 모르고 다 퍼주기만 하고 정작 뒤돌아 속으로 울고 있던 나 자신에게 이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럼에도 지금이라도 이 방법을 터득한 나 자신에게 감사하다. 오늘도 타인도 긍정하되, 나 긍정 먼저를 외친다. 나를 먼저 사랑하고 그다음에 남을 사랑해도 괜찮다고 오늘도 자존감과 자신감이 낮은 나와 같았던 분들에게 위로의 말을 당당하게 전해주고 싶다. "괜찮다. 지금 앞에 있는 사람과 상황은 엑스트라고 너 인생의 주인공은 너야. 잊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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