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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

시&노트

by 여상

[사랑한다는 말]


사랑한다

쉽게 말하지 마라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그이 조차

외롭기 그지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단 말인가?


비 내리는 어느 여름날

대추나무 잎사귀에

젖어들지 못하고

잠시 머물다 흘러내린

빗물 방울들

발 아래 촉촉이 눕는다


그러니 사랑하거든

'사랑'하지 말고

이 가을

창백한 나무뿌리

제 잎을 거두듯

그저 조용히

아름답기 그지없어

외로운

그이의 눈동자를 가만히

들여다 보라


그리고도

달리 할 말이 없거든

온 세포를 동원하여 부끄럽게


사. 랑. 한. 다.

그러든지





note

기다림 없이 소비되는 사랑.

내질러 버린 말들...

가을날의 사랑은 머물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한다.


어느 해 낙엽이 진

공원의 한 구석 벤치에 앉아

좀처럼 입술을 떼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가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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